지난달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연 5.22%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금리 모두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예금금리는 연 3.19%로 21개월 만에 최저치였으며 사상최저치에 0.1%포인트 차이로 근접했다. 1년 이상 2년 미만의 정기 예금금리는 사상 최저였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8월 중 금융기관 가중 평균금리'에 따르면, 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5.22%로 전달(7월)보다 23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1996년 1월에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저치다. 기존에 가장 낮았던 수치는 2010년 6월의 5.32%였는데 이를 경신한 것이다.

◆ 기업ㆍ가계 대출금리도 사상 최저치 기록

기업과 가계의 대출금리가 모두 사상최저치를 기록했다.
8월중 신규취급액 기준 기업과 가계의 대출금리는 각각 5.36%, 4.90%로 전월보다 17bp, 30bp 떨어졌다.

기업대출 가운데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각각 5.10%, 5.50%로 올해 들어 가장 낮았다. 가계대출 가운데 500만원 이하의 소액대출 금리는 전달보다 58bp나 내려 6.23%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 1월 5.8% 이후 8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계대출 금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이 부동산 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역시 사상최저치인 4.41%를 기록했다. 기존 최저치는 2010년 6월의 4.62%였다.

가계대출 금리의 하락폭이 커진 것은 수신금리와 연동되는 코픽스가 하락하고 신용도가 높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우량 신용대출이 확대된 영향이다.

가계대출금리는 4.0~5% 미만이 전체 비중 가운데 67.4%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5.0~6% 미만(16.2%), 4.0%미만(8.0%)이 뒤따랐다.

집단대출(-49bp), 예ㆍ적금담보대출(-8bp), 보증대출(-29bp)의 대출금리도 크게 떨어졌다.

기업대출 금리는 잔액기준으로도 사상최저치였다. 전월보다 9bp 떨어진 5.85%를 기록해 2009년 6월 5.89% 이후 가장 낮았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떨어진 영향이 컸다.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8월중 사상최저치인 5.95%였다.

반면 비(比) 은행금융기관의 대출금리는 상호금융(-8bp)은 하락했지만 상호저축은행(12bp), 신용협동조합(3bp)은 올랐다.

◆ 예금금리 21개월來 최저…사상 최저치에 0.1%p 차이 근접

은행의 저축성 수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전달(7월)보다 24bp 하락한 3.19%로 집계됐다. 2010년 11월에 기록한 사상최저치(3.09%)와 0.1%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1~2년 미만 정기예금은 전월보다 30bp 하락한 3.40%로 2010년 4월에 기록한 최저치와 같았다. 정기예금금리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3.0~4% 미만(84.2%) 이었고 2.0~3.0% 미만(14%), 0.0~2% 미만(0.2%) 순이었다.

상품별로 보면 정기적금(-11bp), CD(-18bp), 금융채(-37bp), 3년물회사채(-20bp) 모두 크게 떨어진 반면 상호부금(-6bp), 주택부금(-1bp) 금리는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비은행금융기관 예금금리도 동반 하락했다. 상호저축은행(-14bp), 신용협동조합(-17bp), 상호금융(-21bp) 모두 전월대비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 7월 기준금리를 3%로 25bp 내린 것이 시차를 두고 8월 예대금리에 영향을 미쳤다"며 "최근 안전자산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아지면서 단기수신쪽으로 자금이 몰린 것도 예금금리 하락의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를 나타내는 예대금리차는 2.03%로 전달보다 1bp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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