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이 해외 게임업체를 잇따라 인수, M&A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말 열린 넥슨의 일본 증시 상장식 행사.
국내 최대 게임업체 넥슨이 엔씨소프트에 이어 일본의 대형 모바일게임 개발사를 사들이면서 인수합병(M&A)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넥슨은 그동안 네오플, 게임하이, JCE등 알짜 게임회사를 손에 거머쥐며 게임업계에서는 M&A의 귀재로 불리고 있다. 때문에 회사의 덩치도 급속도로 커질 수 있었다.

넥슨은 작년 12월 일본 증시에 기업공개(IPO)를 한 후 1조원이 넘는 인수자금을 쏟아부으면서 대형 회사 잡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모바일·소셜 게임업체에 많은 투자를 하면서 온라인게임에 이은 사업다각화 작업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 일본 시장 공략 강화…해외업체 인수에 집중

넥슨은 최근 일본법인을 통해 일본의 모바일게임 회사인 글룹스의 주식 100%를 365억엔(약 5200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글룹스는 한해 매출만 3000억원이 넘는 기업으로 최근 1~2년 사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감안한다면 5000억원이 넘는 인수자금도 아깝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글룹스는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정상급 개발사로 성장한데다 북미·유럽과 한국·중국에도 신규게임을 선보일 계획이어서 넥슨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에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넥슨 일본법인 최승우 대표는 “넥슨은 글룹스와 함께 전 세계 모바일 게임 이용자들에게 더 재미있는 게임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은 이에 앞서 올 6월 일본 모바일게임 개발사인 인블루의 지분 100%를 사들였다. 이 회사는 카드 배틀게임에 강점을 가진 회사다.

넥슨은 지난해에도 소셜게임 회사인 식스웨이브와 어빗럭키에 투자, 해외기업을 상대로 한 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 M&A 통한 성장전략으로 1조원대 기업…언제까지 호황 이어갈지 관심

넥슨의 지주회사인 엔엑스씨(NXC)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1조1916억원의 매출을 달성, 국내 게임업체 최초로 1조원 벽을 돌파했다.

여기에는 2008년에 인수한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의 개발사 네오플의 공이 컸다. 인수 당시만 해도 3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들여 ‘비싸게 샀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던전앤파이터는 넥슨의 캐시카우로 자리잡으면서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네오플의 지난해 매출은 2935억원에 달한다.

넥슨이 올해 엔씨소프트의 지분 14.7%를 확보하고 글룹스 같은 대형 회사까지 품에 안으면서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넥슨의 이 같은 독주가 언제까지 계속될 지는 두고봐야 안다는 의견도 있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넥슨이 M&A를 통해 급속도로 성장하다보니 제대로 된 ‘성장통’을 거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실적이 부진하고 회사에 위기가 찾아왔을 때 어떻게 대응할 지가 향후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이 경쟁상대였던 엔씨소프트까지 계열사로 편입시켜 ‘게임업계의 삼성’으로 불리는 만큼 혼자만 너무 잘 나가는 것이 아니냐는 곱지않은 시선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넥슨이 최근 PC방 업주들과 요금제 문제로 충돌을 일으키는 등 마찰이 있었다”면서 “가뜩이나 게임회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은 시기에 선두업체로써 모범을 보이기는커녕 불미스러운 일을 만드는 것은 업계 전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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