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30%가량 내렸으나 한국은 1.7%만 하락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로 우리나라의 주택가격 조정폭이 크지 않아 가격 하향 압력이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선진국의 주택가격이 고점 대비 20∼30%가량 하락한 반면에 우리나라는 아직 조정폭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실질 주택가격이 균형가격(경제 규모ㆍ여건에 비춰 도출된 가격)을 장기간 웃돌고 있어 가격 하락압력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위기를 전후한 2006∼2011년 사이 주택가격 조정폭은 미국 -33.9%, 영국 -18.8%, 프랑스 -9.7%, 호주 -5.5%였다. 우리나라는 -1.7%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올해 들어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 재건축아파트 소형의무비율 확대와 관련한 정책 불확실성 등 때문에 재건축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면서 주택가격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크게 봤다.

보고서는 "향후 주택가격은 높은 가격 수준, 가격 하락 기대 등이 맞물려 당분간 조정국면이 이어진다"고 전망했다.

2000년대 이후 주택수요를 견인했던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경제활동이 상대적으로 왕성한 35∼54세 인구의 감소 등 구조적 요인도 주택수요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보고서는 "1998년 외환위기, 2003년 `10.29 부동산 대책',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주택가격이 6∼18개월간 하락한 사례가 있으나 최근 수도권 주택가격은 특별한 충격 없이 장기간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세가격은 2011년의 급등세가 올해 들어 진정됐다고 평가했다.

수도권은 다세대 등 소형주택 공급 증가, 비수도권은 가격급등에 대한 부담 등으로 전세가격이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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