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 “이른바 ‘안철수 현상’은 기성정치에 대한 불만 때문에 생긴 것인데 기존 정당과 단일화를 하는 것은 새 정치를 원하는 국민의 여망과 맞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승만 홀’ 개관식 참석을 위해 미국 뉴저지주 프린스턴대를 방문한 정 전 총리는 3일(현지시간) 한국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힌 뒤 “기성 정치가 기득권을 지키려고 패거리를 유지하고 소통이 안되는 것을 보고 안되겠다 싶은 마음에서 안 후보에게 (국민의 마음이) 몰린 것인데 지금 와서 누구하고 합하면 대통령이 되기 쉬울까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새누리당도 민주당도 아닌) 제 3세력의 깃발을 내걸고, 그 아래에 모여서 누가 하는 것이 국민의 여망을 가장 잘 따를 것인지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안 후보가 (갑자기) 딱 나가서 많은 사람이 당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자신의 독자 출마 여부에 대해 “살아가는데 무엇이 되느냐보다는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궁극적 목적은 동반성장인데 그것에 도움이 된다면 뭐든지 할 수 있다”며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어느 후보가 동반성장에 더 역점을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겉으로 나타난 정책은 차이는 크지 않아 보이지만 새누리당은 의지가, 민주당은 내용이 약하고 안 후보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려는지 모르겠다”며 “각 후보를 개인적으로 만나 얘기를 들어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책 이념이나 의지, 능력 등에서 내 생각과 가까운 사람이 있다면 도울 수도 있고 도움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기회가 되면 세 명의 후보와 모두 만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정 캠프로부터 같이 일하자는 제안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공개하기에 적절치는 않지만 간접적인 접촉으로 도와달라는 요청은 있었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최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과거사와 관련해 공식 사과한데 대해서는 “어떻게 대선에 나간다는 사람이 3주 만에 생각을 바꿀 수 있느냐. 그 표현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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