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단일화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 공격적 행보를 시작했다.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에 대한 영입 작업을 본격화하는 동시에 선거운동을 위한 지역 조직 꾸리기에도 나섰다.

안 후보는 최근 대선에서 선거운동을 도와줄 지역조직인 '지역 포럼'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9일 전해졌다.

안 후보 측 핵심 인사는 "안 후보의 정치 혁신에 뜻을 함께하는 각 지역의 시민단체 인사들과 학자·변호사·의사 등 전문가 그룹, 자발적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광역 시·도와 기초 시·군·구별로 '지역 포럼'을 결성하고 있다"며

"수십~수백명 단위로 구성될 지역 포럼은 정치 혁신과 지방 발전 방안 등을 논의하면서 지역별 선거운동도 맡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정당 기반이 없는 안 후보의 선거운동 조직이 되는 동시에 신당 창당 필요성이 있을 때 언제든 정당 조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이 연일 안 후보에 대해 무소속 후보라고 공격하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 조치 성격도 짙다.

또 '안철수 바람'을 지역으로 확산하는 동시에 민주당과 새누리당의 지지 기반을 잠식하려는 의도도 없지 않아 보인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지역 포럼은 정당 조직은 아니지만 후원금을 내거나 안 후보를 위한 '대선 펀드' 모금 작업에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이날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무소속 대통령의 국정 운영은 불가능하다"고 말한 데 대해 기자들이 입장을 묻자 "할 수 있습니다"라고 딱 한마디만 했다.

문 후보와 민주당 측의 공세를 차단하기 위한 말이었다.

유민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치 개혁과 정권 교체, 새로운 정치와 변화에 뜻이 있는 분들이 기존 정치권에도 있다. 뜻을 모으면 할 수 있다"고 했다.

박선숙 선대본부장은 "단일화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고 했다.

안 후보는 새누리당 출신 김성식 전 의원을 영입한 데 이어 이날 민주당 송호창 의원을 캠프 선대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전·현직 의원 영입'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안 후보 주도의 '정치권 새판 짜기'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안 후보와 뜻을 함께하려는 전·현직 의원들이 있다"며 "민주당을 시작으로 새누리당 쪽에서도 캠프로 올 인사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현직 의원 영입을 통해 원내 교두보를 확보하고, 세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선 김효석 전 의원과 이언주 의원 등 평소 안 후보와 가까운 인사들뿐 아니라 비노(非盧) 성향이나 호남의 일부 전·현직 의원, 시민단체 출신 의원 등이 안 후보 지지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호남의 일부 광역·기초단체장들이 안 후보와 접촉 중이라는 얘기도 있다.

안 후보 측은 새누리당 출신 인사들과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희룡·정태근·홍정욱·권오을 전 의원 등의 이름이 거명되지만 당사자들은 모두 "아니다"고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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