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전화 복제돼 범죄 악용된 최초 사례"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지난 17일 국내의 중견 IT업체 A사 기밀정보를 해킹해 협박한 독일 대학생 2명을 구속했다.

IT 전문지식이 해박한 독일 대학생 E씨(22)는 지난 7월경 네트워크 정보검색 과정에서 우연히 국내 IT기업 A사를 알게 됐고, 이 회사의 시스템을 해킹해 750GB 분량의 방대한 연구 기술 자료를 빼냈다.  

이후 범인 E씨는 대학 동기인 D씨(23)와 함께 유출한 정보로 돈을 받아내자며 작당하고, 지난 11월 말부터 이메일을 보내 A사를 협박하기 시작했다. 또 A사의 인터넷전화 인증번호까지 해킹해 쌍둥이 인터넷 전화를 만든 뒤 발신자 추적을 따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범인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대담하게도 12월 초 직접 국내로 입국해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A사 대표를 만나 기밀을 유출하지 않는 대가로 50만 유로(약 8억원 상당)를 요구했으나, 신고 받은 경찰에 의해 결국 붙잡혔다.

범인들은 "A사의 중요한 기밀 정보를 대량 확보했기 때문에 경찰에 신고하지 못한 채 요구를 들어 줄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경제적 목적의 해킹사건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대기업이나 전자상거래 사이트 등을 대상으로 IT 보안 강화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또 "인터넷 전화가 복제되어 범죄에 악용된 것은 최초"라며 "지난 15일 인터넷 전화 사업자와 긴급 간담회를 열어 인터넷 전화의 취약점과 복제 위험성에 대해 속히 보완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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