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증시를 박차고 떠나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상장사로 남아 있는 것보다 증시를 떠나는 것이 비용면에서 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에만 총 4곳의 상장기업이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한국거래소는 19일 자진상폐를 신청한 넥스콘테크놀로지, 티브로드한빛방송, 티브로드도봉강북방송등 3개사의 상장폐지가 확정돼 오는 23일부터 정리매매에 들어간다고 공시했다.

코원에너지서비스의 경우 자진 상장폐지 신청에 대한 주주총회의 승인을 얻고자 23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초 회사 측은 최대주주인 SK E&S가 코원에너지의 상장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상장폐지를 신청키로 했다고 밝혔었다.

자진상폐를 결정한 한 기업 관계자는 “실적이 좋은데도 주가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거나 아예 투자자들의 관심 밖에 있는 경우 굳이 상장해 있을 유인이 없다”면서 “오히려 상장폐지를 통해 회사 경영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태광계열 티브로드 SO(지역유선방송사업자) 가운데 한빛방송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매출액 757억원에, 영업이익 255억원을 내며 안정적인 실적을 거뒀지만, 하루 주식 거래량은 아예 없거나 많아야 수백주에 불과한 상황이었다.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한 것은 당연했다.

사모펀드(PEF)가 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증시를 떠나는 경우도 있다. 넥스콘테크는 일본 PEF인 넥스홀딩스와 손잡으면서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앞서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HK저축은행과 한앤컴퍼니가 인수한 코웰이홀딩스도 PEF 뜻에 따라 상장폐지된 경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본 확충을 할 필요가 없는 기업의 경우 굳이 상장사로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면서 “코웰이홀딩스처럼 오히려 상장폐지 이후 실적이 더 나아지는 기업들도 많다”고 말했다. 코웰이홀딩스는 지난해 24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대비 86% 증가한 것이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