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매입 하루만에 지목변경…시형씨 역할 주목

이명박 대통령의 사저부지 의혹 사건 특검팀(이광범 특별검사)은 이틀 전 소환조사한 이 대통령 아들 시형(34)씨가 검찰 서면답변과 달리 일부 진술을 번복한 것과 관련, 부지매입 당시 역할과 행적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시형씨는 특검에서 "(검찰에 제출했던 서면답변에서) 일부 오류가 있었다"며 부지매입을 위해 큰아버지인 이상은(79) 회장으로부터 현금 6억원을 빌린 날짜가 지난해 5월23일이 아닌 5월24일이라고 진술을 번복했다.

이튿날인 25일 청와대 경호처는 이시형씨 명의로 내곡동 20-17번지 등 사저부지 3필지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바로 다음날인 26일 서울 서초구청에서 전(밭)으로 돼있는 필지를 대지로 바꾸는 지목변경이 이뤄졌다.

특검팀은 시형씨가 돈을 빌린 뒤 경호처가 계약서를 작성하고 지목 변경을 마치는데 이틀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시형씨가 계약과 지목변경 과정에 어느 정도 역할을 했는지 면밀히 파악해 실소유 의사가 있었는지 판단할 계획이다.

특히 지목변경의 경우 통상적으로 건물의 건축계획을 제출하고 허가받은 뒤 준공을 하는 등 개발행위가 있어야 이를 해당 관청이 승인하도록 절차가 정해져 있다.

하지만 당시 서초구청 측은 "오전에 지목변경 신청이 들어왔고 그날 오후에 변경이 이뤄졌다"고 밝히며 "해당지역이 1980년대에 이미 건축허가가 났었기 때문에 절차상에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던 바 있다.

이에 특검팀은 지목변경 문제를 포함, 매입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밝히기 위해 지난 19일 매도인 측 부동산업자를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소환조사에서 시형씨 본인이 부동산의 실소유자였고 거주 의사도 있었다고 밝힌 만큼 계약과 지목변경 과정에 어떤 식으로 개입했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시형씨에게 현금 6억원을 빌려준 이상은 다스 회장을 이르면 다음주 초반께 소환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수사 개시 전날인 지난 15일 출장을 이유로 중국으로 출장갔다가 24일 귀국한 이 회장에게 이번 주말 출석할 것을 통보했지만, 이 회장 측은 새로 선임한 변호인을 통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특검팀은 이날 경호처 직원 2명을 불러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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