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29일 서울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 열린 강금실 전 법무장관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강금실 전 장관 생명의정치 출판기념회_20121029

하지만 문 후보가 오후 5시45분께 도착, 6시께 먼저 자리를 떴고 안 후보는 6시20분께 도착하는 등 `시간차 행보'로 조우는 불발됐다.

공교롭게 박원순 서울시장은 문 후보가 떠난 뒤 왔다가 안 후보가 나타나기 전 자리를 떴다.

이들 3인간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문을 놓고 여론의 부담 등을 의식해 서로 시간이 겹치지 않도록 사전에 조율이 이뤄진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강 전 장관은 특정 캠프에 합류하진 않았지만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 조광희 비서실장 등 가까운 인사 상당수가 안 후보 캠프에 둥지를 틀었다.

그는 참여정부 시절 법무장관, 열린우리당의 서울시장 후보 등을 지내면서 친노 등 민주당 인사들과도 인연이 깊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축사 등을 통해 은근히 강 전 장관에게 구애에 나섰다.

강금실 전 장관 생명의정치 출판기념회_20121029

문 후보는 "(강 전 장관을) 처음 봤을 때 법복 입고 재판하는 모습이 참 귀엽다고 생각했는데 논문을 통해 진면목을 알게 됐다"며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강 전 장관의 입각을 건의한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강 전 장관의 법무장관 시절이 역사상 처음으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보장된 때였다. 저로선 큰 행운"이라며 치켜세우며 `정치검찰 청산'을 강조했다.

안 후보는 "그릇된 국가권력 속성을 성찰하고 국민의 힘으로 되돌리기 위한 근본적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는 책 내용에 공감을 표하며 "정치는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과정으로, 정치혁신과 정권교체는 둘이 아니라 하나"라고 역설했다.

그는 "국민은 21세기에 살고 있는데 정치는 아직도 70년대에 머물러 있다"며 " 이번 선거는 미래로 갈지, 과거에 머무를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출입문 앞에서 두 후보를 따뜻하게 맞았다. 문 후보에게는 `꼭 승리하소서', 안 후보에게는 `아름다운 승리'라는 문구를 적은 책을 각각 건넸다.

두 후보는 강 전 장관과 손으로 `V자'를 만들며 각각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강 전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두 분이 우리의 희망이자 미래"라며 "꼭 정권교체와 새로운 정치를 이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장에는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광재 전 강원지사 등 친노 직계를 비롯, 정세균 전 대표, 김두관 전 경남지사, 박영선 이인영 김부겸 선대위원장 등 민주당 인사들과 안 후보측의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 송호창 의원, 조광희 비서실장, 유민영 대변인 등 야권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안 후보는 박 본부장의 소개로 민주당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야권 안팎에서는 강 전 장관이 단일화 국면에서 가교역할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행사장에는 진보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참석, 축사에서 책에 나오는 `수평적 네트워크 시대'를 언급하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여성대통령 탄생이 혁명이라고 했는데 혁명이 아니라 역사의 반역"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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