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전지현의 휴대전화가 복제됐다는 충격적인 사건이 알려졌다. 20일 경찰은 전지현의 소속사 싸이더스HQ 정 모 대표가 사건에 개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공식 브리핑했다. 전지현이 소속사와의 계약 만료를 불과 한 달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 소속사가 전지현의 외부접촉을 감시하기 위해서 복제된 휴대전화로 도청을 시도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자연스럽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단순한 연예계 비화를 뛰어넘어 한국 사회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지현이 한국을 대표하는 휴대전화의 대표모델로 오랜 시간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지현폰’이라는 고유명사가 생겼을 정도다. 이런 전지현의 휴대전화가 복제돼 사생활감시의 수단으로 이용됐다는 사건이 상징하는 의미는 크다. 무려 4500만 명에 달한다는 이동통신 가입자 대부분이 불안에 떨 수 있다. 누군가 내 전화를 몰래 엿들을 수 있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휴대전화 업체들의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전지현의 경우에는 소속사 정 대표와 과거 결혼설이 있었을 정도로 친밀한 사이였기 때문에 사건은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2004년 정 대표는 결혼설을 보도한 언론사에게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지만, 이후에도 홍콩에서 함께 다정하게 쇼핑을 즐기는 모습이 사진으로 찍히는 등 여전히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해에는 전지현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금융업계에 있는 사람과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는 루머가 교포사회에서 돌아 소속사에서 해명하는 해프닝이 일기도 했다.

 싸이더스HQ의 현재 상황과도 이번 사건은 무관하지 않게 보인다. 싸이더스HQ는 한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예기획사였지만 얼마 전에도 임수정, 하정우, 정경우 등 주연급 배우들이 회사를 박차고 나가는 등 붕괴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간판 조인성이 군 입대를 앞두고 있고, 정우성도 자신의 회사를 설립할 수 있다는 분위기 속에서 전지현까지 회사를 떠나게 된다면 싸이더스HQ의 한국 연예계 입지는 상당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런 절박한 현실속에서 소속사 대표가 전지현의 휴대폰 통화까지 엿듣게 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싸이더스HQ는 무수한 뒷말 끝에 한예슬과 전속계약을 채결했다. CF에서 전지현과의 시너지효과를 노렸던 한예슬에게도 이번 사건은 뼈아프게 다가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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