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보름지나 ,활동기간 연장하나 ?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의혹 사건 특검팀(이광범 특별검사)의 수사가 31일로 보름을 지났다.



특검법에 기본 수사기간을 30일로 정해놓은 만큼 반환점을 돈 셈이다.
물론 15일간 수사기간을 연장할 수 있어 경우에 따라선 갈 길이 더 멀 수도 있다.

역대 10번의 특검 대부분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은 게 사실이다.
요란하게 시작하고도 결과물은 변변찮아 '용두사미'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광범 특검팀에 대해선 '이번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지금까지는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는 평도 들린다.

지난 16일 수사에 착수한 특검팀은 시곗바늘이 0시를 넘자마자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를 비롯해 사건 관련자 10여명을 출국금지했다.

이틀째인 17일에는 이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은 다스 회장의 서울 구의동 자택과 경북 경주 다스 본사 등을 전방위로 압수수색하는 동시에 시형씨, 이 회장 등의 금융계좌에 대해 영장을 발부받아 자금추적에 나서는 등 수사 속도를 초고속으로 올렸다.

출국금지, 압수수색, 계좌추적으로 바닥을 다지며 수사의 정석을 밟아 나갔다.
8개월 동안 핵심 피의자를 서면조사만 하고 관련자 전원을 불기소 처분한 검찰 수사와는 대비되는 모양새를 보였다.

수사 개시 열흘째인 지난 25일에는 시형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포토라인에 서게 해 현직 대통령의 아들을 최초로 특검에 소환하는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수사가 중반에 접어들면서 수사대상자들의 반격도 만만찮다.

특검팀은 수사개시 하루 전 출국했다가 돌아온 이상은 회장에게 애초 30일, 그다음엔 31일 출석을 요구했지만 이 회장은 건강상 이유를 내세워 다음달 1일로 출석날짜를 늦췄다.
이 회장 부인도 '남편이 돌아오면 나가겠다'며 한 차례 소환에 불응했다.

시형씨 변호인인 이동명 변호사는 지난 29일 특검 사무실을 찾아와 '시형씨 재소환 자제', '청와대 직원에 대한 과도한 소환 자제', '수사내용 누설 자제' 등을 요구했다.

이창훈 특검보는 "압박감을 느끼지는 않지만 다소 불쾌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대응했다.

애초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졌던 청와대 경호처에 대한 압수수색도 특검팀이 "어떤 방법을 통해 확보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점에 비춰 고민하는 기색이 있다.

특검팀은 이 회장에 이어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 이 대통령의 측근들을 줄줄이 조사해야 한다.

그리고 나면 진술과 증거를 바탕으로 배임과 부동산실명거래법 위반 여부를 따져보고 형사처벌이 가능한지 결론내려야 한다.

다만, 이 회장이 시형씨에게 빌려준 현금 6억원의 출처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다스를 통한 비자금 조성 등 의외의 정황이 포착된다면 사건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질 여지도 없지 않다.

그렇다면 특검의 활동기간 연장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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