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중국이 자랑하는 요순(堯舜)시대가 있었다는 확신은 없지만 그런 시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가끔 합니다. 덕(德)으로 세상을 다스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덕치(德治)에서 멀 뿐만 아니라 법치(法治)와의 거리도 아득합니다.

요새 후보 단일화가 성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춤을 추며 돌아다니는 두 남성과 그 주변의 인간들을 보면 대한민국에 산다는 것이 모시 괴롭게 느껴집니다. 정권욕 하나 때문에 저 지랄을 하는가 생각하면 기가 막힙니다. 도대체 저렇게까지 해서 정권을 잡으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개인에게도 팔자가 있다 하고 나라에게도 운명이 있다고 하니 우리는 그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습니까. “내가 되면(대통령 후보를 아직 정하지도 못한 주제에) 정치도, 경제도, 사회도, 문화도, 교육도 다 한 칼에 바로잡겠다”고 떠들고 있고 또 그 허황한 장담에 박수를 보내는 ‘어린 백성’이 수두룩하다니 이걸 어쩌면 좋습니까.

기원 전 5세기에 희랍 아테네에 태어난 철인 소크라테스는 잘난 척 떠드는 ‘소인들’을 향해, “너 자신을 알라”고 일러주었습니다. 만일 그가 오늘 서울 거리에 나타난다면, 대통령이 되려고 필사적인 두 남성을 향해, “너 자신을 알라”고 일침을 가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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