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12일 "안보리더십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세계일보 주최 `제3차 동북아 안보 심포지엄' 축사를 통해 "시행착오를 하기에는 우리의 안보 여건이 너무 냉혹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안보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안보관과 세계관"이라며 "위기예측 통찰력과 위기관리 능력, 국가를 지키는 결단력과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비전 등이 안보리더십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야권 주자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비해 자신의 안보리더십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음을 주장한 것이다.

박 후보는 또 "북방한계선(NLL)을 무력화하려는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당당히 맞서야 한다"면서 "특히 천안함ㆍ연평도 사태 같은 도발을 철저하게 예방하기 위해 확실한 억지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진정한 평화는 단순히 평화협정에 서명한다고 해서 이뤄지는 게 아니다"라며 "진정한 평화와 가짜 평화가 무엇인지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2차 세계대전을 사례로 들어 "당시 체임벌린 영국수상은 독일 히틀러와 회담 후 `평화가 도래했다'고 천명했지만 1년도 안돼 합의문은 휴짓조각이 되고 대전이 발발했다"면서 "평화의 환상에 빠져 잘못된 행동에 끌려다니면 평화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평화마저 사라져버린다"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축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문국진 회장님, 그리고 내외귀빈 여러분.
반갑습니다.



지금 동북아 국제질서는 역사적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2012년은 동북아 지역의 거의 모든 지도자들이 교체되는
유례가 없는 한 해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시점에 “동북아 정세와 안보 리더십”을 주제로
동북아안보 심포지엄이 개최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지난 주에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되었습니다.
며칠 후에는 중국의 시진핑 부주석이 당 총서기로 선출될 예정입니다.
러시아와 북한에도 이미 새로운 리더십이 출범하였고,
일본도 머지 않아 총선이 실시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대선이 이제 눈 앞에 다가왔습니다.



이러한 동시다발적인 지도층 교체는 동북아의 미래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각국이 공통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새롭게 상호 협력과 공동의 비전을 통해 해결해 나갈 수도 있고,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동북아 질서가 크게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동북아의 정세 변화는 역사적으로, 지정학적으로
한반도의 운명과 직결되어 왔습니다.
우리는 국제정세에 어두워 망국의 길을 걸었던 교훈과
세계의 변화를 직시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생존과 번영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교훈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는 우리에게 몇 가지 중요한 도전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첫째, 협력과 갈등의 미·중 관계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불확실합니다. 어떤 경우든 한반도에 미칠 영향은 만만치 않습니다.



둘째, 최근 격화되고 있는 동북아 각국 간의 역사 및 영토 갈등이 지속된다면, 동북아 질서의 근간을 흔들 뿐 아니라 모처럼 조성되고 있는 동북아 지역에서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에 큰 장애가 될 것입니다.



셋째, 북한의 선택 여하에 따라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보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김정은 정권이 비핵화와 민생 문제에 어떤 정책을 선택하게 될 지에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문제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도전을 회피할 수도 없고, 회피해서도 안 됩니다.

저는 외교안보통일 공약을 발표하면서 한반도에서의
지속가능한 평화를 첫 번째 핵심 기조로 제시하였습니다.

지속가능한 평화란 무엇을 의미하느냐,
한반도에서의 “진정한 평화”(genuine peace)를 의미합니다.

우선 천안함과 연평도와 같은 도발을 철저하게 예방하기 위한
확실한 억지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NLL을 무력화하려는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당당히 맞서는 것입니다.
북핵 폐기 노력을 뒷전으로 미루지 말고
국제사회와 함께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필요조건에 불과합니다.
“진정한 평화”는 평화를 적극적으로 만들어서
돌이킬 수 없게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단순히 평화협정에 서명을 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실질적 평화를 위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제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가동과
“동북아 평화와 협력 구상”을 제안한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남북한이 정치, 군사적 신뢰 구축과 경제사회 교류를 통해
평화가 정착이 되고,
이것이 동북아에서의 협력적 안보 과정과 상호 보완이 되면서
평화가 제도화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동북아에서의 경제와 안보협력의 불균형을 시정하는 노력도
강화한다는 것입니다. 한중일 협력 사무국은 좋은 시작입니다.
남북중, 남북러 3각 협력이나 한중일 FTA는 이를 더욱 촉진할 것입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진정한(genuine) 평화와 가짜 평화가 무엇인지
교훈을 얻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직전 챔벌린 영국 수상은 히틀러와의 뮌헨 회담 후
“우리 시대의 평화가 도래했다”고 천명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가져 온 합의문은 1년도 안되어서 휴지 조각으로 변하고
세계 2차 대전이 발발했습니다.

평화의 환상에 빠져 잘못된 행동에 끌려 다닐 경우,
평화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평화마저 사라져 버립니다.
이것은 "환상 속의 평화" (illusory peace)일뿐 입니다.

반면, 튼튼한 안보와 국제정세 변화에 대한 냉철한 인식,
더 나아가 적극적 신뢰구축 등을 통해
“진정한 평화”의 기반이 다져질 수 있습니다.

오늘날 안보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국가안보관과 세계관입니다.
위기의 순간 지도자의 선택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가오는 위기를 예측하는 통찰력과 효과적인 위기관리 능력,
그리고 국가를 지키는 결단력과 국가 100년 대계를 위한 비전 등이
안보 리더십의 핵심적인 요인들입니다.

향후 수년간 격동하는 동북아 질서 속에서
한국의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안보 리더십은 
국제적 위기의 높은 파고를 지혜롭게 헤쳐 나가는 준비된 리더십,
국민과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하는
신뢰받는 리더십,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화해와 협력, 공동발전을 만들어 나가는 통합의 리더십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안보 리더십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시행착오를 하기에는 우리의 안보 여건이 너무도 냉혹합니다.

이번 포럼에서 동북아 안보협력에 관한
보다 발전적인 방안들이 모색되기를 바라며
특히 동북아의 미래와 안보 리더십의 역학관계를
보다 심도 있게 연구해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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