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일찍 찾아든 추위로 전력 난방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영광 원전 5·6호기에 이어 3호기마저 부품고장으로 가동을 중단하자 대구시가 동절기 에너지절약 대책을 조기에 추진하기로 했다.

원전 가동중단에 따른 정부대책이 이달 중 발표될 예정이지만 당장 전력수급에 차질이 예상되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정부대책을 마냥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어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자체 대책부터 조속히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구시는 전년보다 보름 정도 빠른 11월 15(목)일부터 동절기 에너지절약 비상대책을 조기에 시작하고, 별도 정부지침이 시달될 때까지 전년 대비 5% 절감을 목표로 한 공공부문 절전대책을 추진한다.

우선 시·구·군, 읍·면·동, 공사·공단을 포함한 시 산하 200여 개 전 공공기관은 동절기 피크시간대인 11:00부터 12:00, 17:00부터 18:00, 난방기 가동이 금지된다. 난방기 가동 시에는 동절기 준수 온도인 18℃ 이하를 유지해야 하며(민원기관의 경우 20℃), 형광등 30배의 전력을 소모하는 개인전열기 사용은 동절기 동안 일체 금지된다. 다만 임산부, 몸이 불편한 직원의 경우에는 기관장 판단 아래 탄력적으로 허용한다.

이와 함께 내복, 조끼, 가디건 등 2~3℃의 체온상승 효과가 있는 따뜻한 옷차림을 통해 전기를 절약하는 溫(온)맵시 캠페인을 전개하고, 매월 하는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와 연계한 내복 선물하기 등의 행사도 추진한다.

또 피크전력 300kW 이상을 사용하는 전력 다소비 기관은 한국전력과의 계약을 통해 사전 예고기간 내 일정량을 절감하면 kW당 절감단가를 보상해 주는 주간예고 수요조정제도에 의무적으로 가입해 전력수요 급증 시 피크 완화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동절기에 야간 시간대 난방 전력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각 기관에서 개별 운영하고 있는 건물외벽 조명과 수목조명, 교량조명 등 각종 경관조명에 대해서도 연말연시 등 특별한 기간을 제외하고는 야간소등을 추진한다.

특히 올해는 원전고장에 따른 전력수급 불안요인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임에 따라 그간 시·구·군 에너지절약 업무부서 단위로 운영되던 에너지지킴이 활동을 읍·면·동까지 확대하고, 에너지지킴이 비상연락망 구축을 통해 전력위기 시 문자발송 등 신속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대응역량도 한층 강화한다.

시민·경제·사회단체를 비롯한 민간부문과의 협력도 지속한다. 대구시는 지난 하절기 동안 에너지절약 주부아카데미, 시민발전소 운영 등 민간부문과의 다양한 협력활동을 통해 전년 동기(6월~9월) 대비 전력사용량 증가율이 국가전체의 2.8%에 비해 낮은 수준인 0.8% 증가에 그치는 성과를 달성했다.

지난 하절기 유래 없는 폭염으로 지역의 평균 최고온도가 전년 대비 2℃ 이상 높았고 전력을 사용하는 수용호수 또한 전반적으로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거의 절감이나 다름없는 수준의 성과이다.

에너지절약 주부아카데미의 경우 절약퀸 선정가구 기준으로 전년 동기(7월~8월) 대비 평균 16%를 절감했다. 시민들의 절전으로 발전소 건설을 대체하자는 취지에서 지난 8월 지자체 최초로 시작한 시민발전소(참여기관 36개)는 전년 동기(8월~9월) 대비 2.3%의 절감을 달성했다. 시민발전소 전체 절감량은 1,397,652kWh로 금액환산 시 1억 2천만 원, 탄소 감축량환산 시 656tCO2에 해당한다.

지역에는 전체 전력소비에서 가정·상업부이 차지하는 비중이 광역 지자체 평균인 50%보다 높은 55% 수준으로 전력난 극복을 위해서는 가정·상업을 중심으로 한 시민동참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이에 대구시는 지자체, 산업, 경제, 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하절기 에너지절약 대책본부를 동절기에도 지속 운영해 민·관의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소통·공감·실천에 기반 한 시민주도의 절전문화를 보다 확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비상대책 기간이 시작되는 11월 15일(목)에 맞춰 에너지관리공단 대구경북 지역본부와 함께 지자체, 산업체 관계자 등이 한 자리에 모이는 에너지절약 촉진대회를 개최해 한 해 동안 지역의 에너지절약에 앞장서 온 유공자를 포상하고 동절기 에너지절약을 다짐하는 결의대회의 시간도 갖는다.

대구시 권태형 신기술산업국장은 “전기난방기 확대보급에 따라 동절기 전력수요가 하절기 보다 매년 증가세를 보인다.”며 ”특히 올해는 최악의 전력난이 예상돼 공공부문 대책부터 조기에 시행하게 됐으며, 정부지침이 시달되는 대로 종합대책을 수립해 향후 발생한 전력위기 상황 대비에 철저를 기하겠다.“고 동절기 전력난 극복을 위한 공공과 민간의 협심된 노력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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