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현장 경찰관 현안 긴급토론회가 16일 세종시 전동면의 한 팬션에서 100여명의 경찰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팬션 곳곳에는 '경찰은 국민사랑, 검찰은 조직사랑', '비리검사도, 특임검사도 의사가 아니라 모두 장의사다. 왜? 죽은 권력만 상대하니까' 등 검찰을 비난하는 문구들이 나붙었다.

오후 7시부터 속속 모여 식사를 하던 경찰들의 얼굴에는 아는 사람이 한 명씩 들어올 때마다 반가움이 번졌지만, 취재진을 의식한 탓인지 웃음은 잠시 머물다 사라졌다.

식사 중에 식당 한쪽에는 나치 독일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 화면과는 관계없는 검찰의 수사권 독점을 비난하는 자막이 깔린 영화가 프로젝터로 상영됐다.

오후 8시20분께 사이버 경찰청에 이번 긴급토론회를 제안한 서울 강동경찰서 김학구 경사가 마이크를 잡고 토론회 진행 단계와 주제를 설명했다.

언론에 토론회를 공개하지는 않겠다며 취재진에게는 "쉬는 시간을 이용해 취재해 달라"라고 전하면서 경찰관에게는 "책임질 수 있는 정도로만 말해달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토론은 '특임검사 지정 및 검찰 비하 발언의 부당함에 대해', '경찰 직장 협의회의 미래 지향적 발전에 대해' 등 2가지 주제로 진행됐다.

경찰관들은 기조발언을 주의 깊게 듣고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특임검사 지정과 관련된 1부 토론을 마치고 나온 경찰관은 검사 수사에 특임검사가 꾸려지고, 검사가 경찰의 계좌추적용 압수수색영장 신청을 기각한 것은 현행법의 한계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충남지방경찰청 소속 조대현 경정은 "경찰이 처음부터 범행을 인지해 수사하고 있는데 특임검사를 임명한 것은 명백한 가로채기"라며 "이런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찰관들은 검·경을 둘러싼 잇단 논란에 대해 성명 등 대응방법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이들은 오후 11시께 예정된 토론을 마치고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자유 토론을 이어가 적당한 대응방법에 대한 합의점을 도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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