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준공량 19% 증가…초소형·다세대 등 월세 상품만↑



올해 준공된 주택 숫자가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새 집이 늘어나면 꽉 막힌 전세시장에 어느정도 숨통이 트여야 할 텐데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로 여전히 답답한 정체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20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국 주택 준공 실적은 26만2천311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1만9천650가구보다 19.4% 증가했다.

수도권(14만5천397가구)이 19.3%, 지방(11만6천914가구)이 19.5% 각각 증가해 지역에 관계없이 고르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10월 현재 전국 주택 전세가격은 지난해 말보다 2.9% 올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세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전용면적 60㎡ 미만의 소형 전세 아파트는 씨가 마르다시피 해 새 집을 구하는 수요자들의 애를 태운다.

집을 더 많이 지었는데도 전세시장이 계속 불안한 이유는 주택 유형과 면적에서 수요와 공급이 서로 어긋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준공된 주택을 유형별로 나눠보면 연립주택과 다세대 주택이 각각 115.6%, 108.3% 급증해 나란히 두 배 이상 늘어난 반면 아파트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2.7%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립과 다세대는 전세보다는 월세로 나오는 경향이 많다. 전세로 나오더라도 대다수 세입자가 주거 편의와 방범 등의 이유로 연립·다세대보다는 아파트를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전세보다 월세 성격이 강한 데다 수요자들이 덜 선호하는 유형의 주택만 많이 짓고 아파트 공급을 등한시함으로써 전세난 해소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수도권은 아파트 준공 물량이 지난해 1~9월보다 3.9% 줄어 전국 평균(-2.7%)보다 감소폭이 컸다.

또 새로 지은 집이 전용면적 40㎡ 이하의 초소형 주택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40㎡ 이하 주택의 준공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2% 늘어난 반면 요즘 가장 선호도가 높은 40~60㎡ 주택의 준공 물량은 7.2%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으로 좁혀보면 40㎡ 이하 초소형 주택 준공은 작년보다 78.5% 증가했지만 40~60㎡는 10.3% 감소해 격차가 더 커진다. 지방에서는 40~60㎡ 준공 물량도 소폭(0.4%)이나마 증가했다.

40㎡ 이하 초소형 면적은 대부분 1~2인 가구를 위한 월세 주택이라는 점에서 전세 수요를 흡수하는 데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심지어 1~2인 가구조차 40㎡ 이하보다는 중소형 주택에 사는 경우가 많아 초소형 위주의 주택공급 정책이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우리은행이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족의 36.0%가 40~60㎡에 살고, 27.2%만이 40㎡ 이하에 거주한다. 2인 가족도 60~85㎡에 35.4%, 40~60㎡에 32.5%가 각각 살고 40㎡ 이하 거주자는 10.8%에 불과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엄근용 연구원은 "전국 준공 실적이 작년보다 늘어났지만 증가 물량의 대부분이 초소형 주택이나 비(非) 아파트에 집중돼 있어 전세가격이 가장 불안정한 중소형 아파트의 공급은 부족했다"며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로 전세시장의 불안 요인이 여전히 상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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