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언한 시한 못지키고 룰 협상 결렬



문재인(文在寅)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安哲秀) 무소속 후보 측은 20일 후보 단일화 방식을 둘러싸고 심야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여론조사 문항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21일 오전 9시에 다시 만나 여론조사 문항 등에 대해 재논의하기로 했다.

전날 안 후보 측이 제안한 '공론조사식 배심원제' 실시 방안에 대해선 논의가 더 이상 진전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오는 23~24일쯤 여론조사 방식으로 단일 후보를 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문·안 두 후보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 20일을 단일화 협상 시한이라고 했으나
이것을 지키지 못한 채 21일 오후 10시 후보 간 TV 토론을 실시하기로 했다.

문 후보 측은 여론조사 설문 내용과 관련, '박근혜(朴槿惠) 새누리당 후보와 경쟁할 후보로 누가 더 적합하느냐'고 묻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안 후보 측은 박 후보와의 양자 대결 경쟁력을 비교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후보 측 협상팀 관계자는 "안 후보 측이 박 후보와 양자대결 경쟁력이 아니면 받을 수 없다고 해 합의가 안 됐다"고 했다.

안 후보 측은 "문 후보 측이 사전에 협상 내용을 흘리면서 후보 적합도 조사를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문 후보는 이날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공론조사 배심원단 모집 방식에 대해 "안 후보 측이 자신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지지층 조사 방식의 공론조사를 문 후보 측이 거부해 논의가 중단됐다"고 했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안 후보 측이 협상 내용을 비공개로 하기로 한 약속을 어기고 우리가 공론조사 요구를 거부해 협상이 공전한 것처럼 언론 플레이를 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문 후보 측이 말한 통 큰 양보와 희생적 결단이 실무 협상에서는 상이한 모습으로 비친다"며 "무엇을 양보했는가. 일방적 양보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단일화 과정에서 문·안 후보는 물론 양측 관계자들이 감정적으로 충돌하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단일화에 성공한다 해도 후유증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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