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더 기다릴 수 없다" vs 이강래 "초긴장 상태로 대기"



여야는 2010년을 불과 이틀 앞둔 30일에도 새해 예산안의 연내 처리를 위한 막판 협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전망이 불투명해 '물리적 충돌'의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여야는 전날에 이어 4대강 사업 예산과 일반예산을 분리해 동시에 협상을 진행하는 방식의 '투 트랙' 협상을 이어갔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야 간사인 한나라당 김광림, 민주당 이시종 의원이 나선 일반예산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4대강 사업 예산에 대한 협상은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4대강 사업 예산 협상에 나선 한나라당 김성조 정책위의장과 민주당 박병석 예결위원장은 전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 회동을 가진 데 이어 이날 오전에도 회담을 열어 의견 조율을 시도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쟁점은 보의 수와 높이, 준설량, 수자원공사 사업비의 정부 예산 전환 등으로, 이를 둘러싼 여야간 이견이 워낙 크고 각 당이 기존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합의를 이루긴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당은 보의 수를 당초 16개에서 8개로 줄이고 높이도 5.3∼11.2m에서 3m로 낮추고 준설량도 당초 계획의 절반 이하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수자원공사가 담당하는 4대강 사업비 3조2천억원을 정부 사업으로 돌려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추경으로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4대강 사업 예산 총액 삭감에 대해선 협의할 수 있지만 보의 수나 높이, 준설량 조정 등 사업변경 요구는 4대강 사업 자체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라며 '수용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처럼 여야 협상이 난항을 거듭함에 따라 이날 중 협상이 타결되지 못할 경우 내일(31일) 한나라당이 예산안 강행처리에 나설 것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민주당이 실력저지에 나서면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상태에 와 있다"며 "최종적으로 어떤 행동을 취할지는 민주당과의 협상 결과를 지켜보면서 정하겠다"고 말해, 협상이 결렬될 경우 예산안 강행처리 가능성을 내비쳤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협상이 완전히 타결될 가능성은 결코 크지 않다"며 "이제부터는 초긴장 상태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언제 한나라당이 협상 파기를 선언하고 밀려올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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