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 간 야권 단일화 협상이 22일 후보 담판 결렬로 벼랑 끝 대치로 치닫다 `가상 양자대결+α' 방식의 막판 절충점을 찾았다.




















양측은 두 후보간 담판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나면서 파국으로 치닫는 양상이었으나 재야 인사들이 제시한 절충안인 `가상 양자대결+적합도'를 문 후보 측이 수용하고, 안 후보 측이 `가상 양자대결+지지도' 방식을 역제안하면서 접접 모색 가능성이 다시 열렸다.

양측은 23일 단일화 실무팀 협의를 갖고 최종 조율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이날 오전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단독회동을 갖고 단일화 방식 담판에 착수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1시간여 만에 성과 없이 헤어졌다.

문 후보 측 박광온,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회동 직후 선거캠프에서 각각 브리핑을 갖고 "두 분 회동에서 성과가 없었다"며 "한 걸음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두 후보는 단일화 룰 핵심쟁점인 여론조사 설문 문항을 놓고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는 야권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여론조사인 만큼 야권 후보로서 누가 더 많은 지지를 받는지를 묻는 `지지도' 방식을 주장한 반면 안 후보는 본선과 동일한 방식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1대1 양자대결 조사로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문 후보는 회동 후 상명대에서 열린 한 사진전을 관람한 뒤 기자들과 만나 "시간은 없고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고, 안 후보는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모처에 홀로 머물며 숙고의 시간을 갖고 있다고 유 대변인이 전했다.


두 후보간 회동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협상 타결시 세부 시행 규칙을 조율하려던 양측 단일화 실무팀의 6차 협상도 개최되지 못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두 후보 간 회동 시간이 1시간 이상이었던데다 안 후보가 지난 2차례의 단독회동 때와는 달리 이날 회동 이후 오후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깊은 고민의 시간을 가진 점 등을 들어 두 후보가 서로에게 후보직 양보를 요구하는 `후보직 담판'을 벌인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두 후보간 회동 이후 단일화 협상이 다시 교착 상태에 빠지자 소설가 황석영씨를 비롯한 102명의 문화예술계ㆍ종교계 서명파는 안 후보의 가상 양자대결 조사와 문 후보의 적합도 조사를 절반씩 반영해 단일화를 결정하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이에 문 후보 측은 야권 인사들의 절충안을 수용하며 안 후보 측의 진지한 검토를 제안했고, 안 후보 측은 `지지도+가상 양자대결' 방안으로 역제안했다.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이날 밤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가 제안했던 `실제 조사'(가상 양자대결)'과 문 후보측이 제안한 최종안이었던 지지도 조사를 절반씩 혼합한 안을 중심으로 서로 합의된 1개 여론조사기관을 지정해 가능한 이른 시간 내에 즉각 조사에 들어가자"고 요구했다.

박 본부장은 "지지도 조사 때 역선택 방지를 위해 박근혜 후보 지지층은 제외돼야 한다. 두 조사 방식의 편차와 등가성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시간이 많지 않고 많은 국민이 기다리고 있다"며 "저희의 마지막 제안"이라고 최후통첩을 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가 실제로 진행된다면 조사가 진행 중인 동안 이메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착신전화를 유도하는 등 민심을 왜곡하는 선거부정행위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여론조사 자체는 이미 선거행위에 준하는 것이므로 결과를 무효로 만들 수 있는 부정과 반칙이 있어서는 결코 안된다"며 "부정과 반칙 없는 공정한 국민 여론 수렴이 진행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영등포 당사 브리핑에서 "안 후보 측 제안에 대한 검토가 아직 안 돼서 숙고해 검토하겠다"며 "협상팀이 먼저 조건없이 만나야 한다는 것이 기본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 단장은 "적합도와 가상대결은 누구에게 유리한지 드러나므로 명백히 유리한 방식을 제외하고 수정안(지지도)을 냈다"며 "(안 후보 측은) 양쪽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방식을 배제한 것이 아니라 안 후보 측에 유리한 것과 중립적인 것을 제안한 것이어서 저희가 받았던 안과 거리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이 처음 제안한 양자대결에다 문 후보 측이 적합도를 요구하다 한발 양보해 제안한 지지도를 섞는 방식의 여론조사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박광온 대변인은 긴급회의 도중 브리핑을 통해 "회의장 분위기는 선뜻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제안이라는 기류가 강하다"며 "특히 실무자들 사이에서도 대단히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