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등록 개시일을 코앞에 두고 양측이 잇따라 절충안을 제시하며 간극 좁히기에 나섬에 따라 여론조사 방식을 둘러싼 평행선 대립국면이 조금씩 접점을 찾아가는 양상이다.
두 후보는 여론조사 방식으로 적합도(문 후보)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가상 양자대결(안 후보)을 주장하며 팽팽히 맞섰다. 여론조사상 적합도에서 문 후보가, 양자대결에서 안 후보가 각각 우세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였다.
문 후보는 적합도 조사를 지지도 조사로 수정제안했지만 안 후보가 양자대결 입장을 유지하면서 협상이 진전되지 못했다.
그러나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22일 심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양자대결과 지지도 조사를 50%씩 반영하는 절충안을 내놓으며 양자대결을 고수해온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섰다.
앞서 문 후보 측은 소설가 황석영씨 등 102인이 제안한 `적합도+양자대결' 형태의 절충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혀 양자대결도 포함시킬 수 있다는 뜻을 피력했다.
안 후보 측은 양자대결 외에 지지도 조사를 추가할 수 있다고 양보하고, 문 후보 측은 적합도와 양자대결 방식이라면 양자대결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진전된 입장을 밝힌 것이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 측 수정안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진지하게 숙고하겠다"고 밝혔지만 내부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기류가 적지 않아 변수가 되고 있다.
지지도와 양자대결을 결합한 조합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박광온 캠프 대변인은 "양자대결은 안 후보에게 유리하지만 지지도는 두 후보에게 중립적인 안"이라며 "중립적인 안에 안 후보가 유리한 안을 더하자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공정한 안을 만들려면 두 후보에게 각각 유리한 적합도와 양자대결을 섞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안 후보 측은 여론조사를 혼합하려면 문 후보 측이 최종적으로 들고나온 안인 지지도에다 안 후보 측이 요구해온 양자대결을 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문 후보 측의 협상 최종안은 지지도였다"며 "그래서 두 안을 섞자는 제안을 할 것이면 정직하게 실제대결(가상 양자대결) 50%, 지지도 50%로 말해야 맞다"고 말했다.
그는 "더이상 추가적인 논란을 벌일 시간이 없다"며 이 방안이 `마지막 제안'이라고 압박하며 문 후보 측의 수용을 촉구했다.
두 후보 측이 난항 끝에 `양자대결+α'라는 교집합을 형성했지만 `α'를 지지도로 할지, 적합도로 할지를 놓고 여전히 입장차를 갖고 있는 셈이다. 협상이 진전된 것은 분명하지만 걸림돌이 모두 제거되진 못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실무협상이 재개되더라도 `α'를 무엇이냐에 따라 후보 간 유불리가 엇갈릴 가능성이 높아 실무팀이 취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은 넓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이에 따라 협상팀 논의가 진전되지 못한다면 결국 양 후보의 담판이나 대승적 결단에 따라 최종 방식이 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욱이 23일에도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면 후보 등록 마감일인 26일까지 단일화 작업을 물리적으로 끝내기 힘들다는 우려가 커 선택의 시간은 매우 임박한 상황이다.
신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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