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의 단일화 경선룰 협상이 23일 극적으로 절충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후보 등록 개시일을 코앞에 두고 양측이 잇따라 절충안을 제시하며 간극 좁히기에 나섬에 따라 여론조사 방식을 둘러싼 평행선 대립국면이 조금씩 접점을 찾아가는 양상이다.

두 후보는 여론조사 방식으로 적합도(문 후보)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가상 양자대결(안 후보)을 주장하며 팽팽히 맞섰다. 여론조사상 적합도에서 문 후보가, 양자대결에서 안 후보가 각각 우세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였다.

문 후보는 적합도 조사를 지지도 조사로 수정제안했지만 안 후보가 양자대결 입장을 유지하면서 협상이 진전되지 못했다.

그러나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22일 심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양자대결과 지지도 조사를 50%씩 반영하는 절충안을 내놓으며 양자대결을 고수해온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섰다.

앞서 문 후보 측은 소설가 황석영씨 등 102인이 제안한 `적합도+양자대결' 형태의 절충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혀 양자대결도 포함시킬 수 있다는 뜻을 피력했다.

안 후보 측은 양자대결 외에 지지도 조사를 추가할 수 있다고 양보하고, 문 후보 측은 적합도와 양자대결 방식이라면 양자대결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진전된 입장을 밝힌 것이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 측 수정안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진지하게 숙고하겠다"고 밝혔지만 내부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기류가 적지 않아 변수가 되고 있다.

지지도와 양자대결을 결합한 조합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박광온 캠프 대변인은 "양자대결은 안 후보에게 유리하지만 지지도는 두 후보에게 중립적인 안"이라며 "중립적인 안에 안 후보가 유리한 안을 더하자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공정한 안을 만들려면 두 후보에게 각각 유리한 적합도와 양자대결을 섞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안 후보 측은 여론조사를 혼합하려면 문 후보 측이 최종적으로 들고나온 안인 지지도에다 안 후보 측이 요구해온 양자대결을 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문 후보 측의 협상 최종안은 지지도였다"며 "그래서 두 안을 섞자는 제안을 할 것이면 정직하게 실제대결(가상 양자대결) 50%, 지지도 50%로 말해야 맞다"고 말했다.

그는 "더이상 추가적인 논란을 벌일 시간이 없다"며 이 방안이 `마지막 제안'이라고 압박하며 문 후보 측의 수용을 촉구했다.

두 후보 측이 난항 끝에 `양자대결+α'라는 교집합을 형성했지만 `α'를 지지도로 할지, 적합도로 할지를 놓고 여전히 입장차를 갖고 있는 셈이다. 협상이 진전된 것은 분명하지만 걸림돌이 모두 제거되진 못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실무협상이 재개되더라도 `α'를 무엇이냐에 따라 후보 간 유불리가 엇갈릴 가능성이 높아 실무팀이 취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은 넓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이에 따라 협상팀 논의가 진전되지 못한다면 결국 양 후보의 담판이나 대승적 결단에 따라 최종 방식이 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욱이 23일에도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면 후보 등록 마감일인 26일까지 단일화 작업을 물리적으로 끝내기 힘들다는 우려가 커 선택의 시간은 매우 임박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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