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독재자의 딸 첫 여성 대통령"머릿기사 타전

지난 19일 치러진 18대 대통령 선거 결과를 타전하는 외신들은 한국에서 첫 여성 대통령이 나왔다는 사실을 전면 머릿기사로 자국에 타전했다. 다만 영미권 외신 상당수가 박근혜 당선인의 배경에 초점을 맞춘 반면, 일본 언론은 한국에서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는 점을 집중 조명했다. 중국 언론은 선거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영미권 언론들은 박근혜 후보의 대통령 당선소식을 타전하며 독재자의 딸 이라는 표현을 썼다.

영미권 외신은 기사 제목과 머리말을 통해 박근혜 당선인이 18년 동안 집권했던 박정희 전(前) 대통령의 딸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뉴욕타임스(NYT)는 자극적인 제목의“독재자의 딸 대통령 선거 승리(Daughter of dictator wins South Korea presidency)”라고 보도하며“박 전 대통령이 경제 발전과 정치적 억압이라는 유물을 동시에 남겨 한국의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도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선출됐지만, 독재자 아버지의 그림자가 승리를 덮고 있다(Park Geun-Hye Elected South Korea President, But Dictator Father Looms Over Win)”는 제목의 기사로 대선 결과를 타전했다. 다만 워싱턴포스트(WP)는 “권위적인(authoritarian) 아버지를 둔 박근혜 후보자가 경기 둔화와 사회적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대통령에 당선됐다”고만 전했다.

영국 언론도 박 당선인의 배경에 초점을 맞췄다. 영국 유력 매체인 가디언과 BBC은 이날 “18년 동안 철권통치를 펼친 독재자의 딸이 한국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선거에서 경쟁후보를 이겼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이번 대선이 양 후보자의 배경에 대한 투표가 됐다고 평가했다. WP는 “한국 대선에서 박근혜·문재인 후보의 공약은 거의 비슷했다”면서 “대선 레이스가 두 후보의 배경에 대한 투표가 됐다”고 보도했다. BBC 역시 “두 후보간 공약이 거의 비슷했다”고 평가했다.

박 당선인이 헤쳐가야 할 가장 큰 과제로는 경제성장 회복을 꼽았다. WP는 “한국은 전 세계 15번째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지만, 올해엔 한국은행이 예상하는 성장률이 2.4%에 그치고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가 약속했던 7% 성장에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BBC도 “최근 몇년 동안 평균 5.5% 성장을 기록해 온 한국의 성장률은 올해 2%대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분열된 여론 수습도 과제로 지적했다. AP는 이번 선거에서 50대 이상 고령층과 민주화 투쟁을 벌인 40대 이하 층의 표심이 엇갈린 것을 지적하며 “18년 동안 집권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여론 분열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박 당선인이 고민해야할 큰 과제”라고 분석했다.

한편 일본 언론들은 “얼어붙은 한·일 관계를  개선에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일본 보수파의 재집권으로 영토 문제를 둘러싸고 악화된 양국 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요미우리 등 주요 일본 언론은 박근혜 당선인을 “1960~1970년대 '한강의 기적'과 한국 경제의 고도 성장을 이끈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녀”라고 소개하면서 “보수와 중·노년층 등 강력한 지지 기반을 바탕으로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됐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그가 앞으로 성장 유지와 소득 격차 조정이라는 두 가지 무거운 과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은 "한국 국민은 보수 정권에게 한번의 기회를 더 주었지만 소득 격차 확대에 대한 불만은 강해 "새 정부가 고용 보장 등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않으면 다시 재벌 개혁에 대한 압박이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박 당선인은 일본을 '중요한 우방'으로 언급하며 한일 경제 연대 협정(EPA) 협상 재개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 줬다"고 했고, 요미우리신문도 "박 당선인이 선거전 당시 한일 관계에 대해 '미래 지향'을 호소한 바 있고, 협상이 중단된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에도 적극적으로 임하는 생각을 나타냈었다"고 전했다.

다만 독도 문제에 대해서는 “박 후보가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박 당선인은 지난달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독도는 우리 고유의 영토이기 때문에 일본과의 협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 바 있다.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한국의 새 정부가 일본 정부와 함께 강경한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박 당선인의 대북 정책도 북측의 도발에 대해 강한 자세로 임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일본 외무성 간부가 북한의 장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 문제로 한국과의 협력관계가 다소 쉬워질 것이라고 했다.

중화권 언론들은 박근혜 후보가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됐다는 점을 비중있게 다뤘지만, 선거 과정이 깨끗하지 않았다고 보도하면서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선거 과정이 얼룰졌다고 꼬집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독재자 박정희의 딸이 1987년 대한민국에 민주 투표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과반이 넘는 지지를 받으며 당선됐다"면서 “박 당선인의 지지자가 대선 승리를 ‘한국 여성의 승리’로 해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보수·진보로 양분된 정치 여론을 극복해야 한다는 점을 과제로 꼽았다. 통신은 “한국의 뿌리깊은 지역 감정 때문에 보수·진보로 여론이 양분됐다”고 결론지었다.

이번 대선을 바라본 외신들은 한국의 성숙한 국민정서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한국 정서상 여성대통령의 등장이 예사롭지 않은 모양이다. 작은 기적에서 시작된 한국 경제는 이제 세계15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한 반도 국가인 대한민국은 민주자유국가다. 과거 정부가 시대적인 정책의 오류로 일부 잘못된점을 우리 국민들은 선거때마다 꺼내보고 시시비비를 가렸다.

지난 과거의 잘못된 역사는 두번다시 되풀이 되지 않도록 이나라 지도자들이 잘 만들고 다듬어가야 한다. 이번 외신들의 보도에서 보았듯이 우리나라가 얼마나 독재국가였는지를 그네들에게 묻고싶다. 작은것을 크게 부풀려 보도하는 일들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 자취를 감추었으면 한다. 우리 스스로가 독재자를 운운하니 외국 언론 조차도 독재자라는 말을 아무렇치 않은듯 쓰는 것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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