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없는 "민주통합당"새판짜기 머리 맞대나..

대선 패배의 충격이 커설까? 이래저래 민주통합당이 당내 내홍에 힘들어하는 가운데 새판짜기에 고심을 하고 있다.당 지도부는  당의 구조와 연합정치 노선, 정책 등 여러가지의 대안 정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선 패배의 후휴증을 추수릴 여유도 없이 문재인 대표대행은 대선 국면에서 조합된‘국민연대’를 통해 민주당을 ‘국민정당’으로 재구성하는 방안을 추진하려고 했으나 좀더 보안해야할 사안들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이를 재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의 한 측근에 따르면 “국민연대를 통한 국민정당을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했지만 이번 기회에 진영 전체의 미래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새로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경환 교수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비상대책위원장 카드를 접은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문재인 캠프에 참여했던 한 의원은 “지금 민주당 구조로는 문재인 후보가 받았던 지지율을 온전히 받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들이 제시됨에 따라 새로운 틀을 구성해 지지기반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새로운 판을 짜야 할 것으로 안다고 했다.

국민연대를 통한 국민정당 만들기에는 몇 가지 풀어 나가야할 고민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심상정·노회찬 의원 등이 이끄는 진보정의당의 합류 문제와 안철수 세력의 결합 문제가 대표적인 난제다. 당내의 한 중진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중도세력에 대한 견인을 오로지 안철수 전 후보에게 맡기고 중도파에 대한 정책이나 카드를 내놓지 않았다는 게 주요한 패인 중 하나였다. 특히 진보정의당의 합류는 진보당을 위해서도, 민주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의총에 앞서 열린 중진의원 조찬에선 안철수 세력과의 결합 문제가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고 한다. 서울 지역의 한 중진 의원은 ‘이번 기회에 확실히 선을 긋고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반면, 서울 지역의 다른 3선 의원은 ‘안철수 세력을 끌어안아야 2014년 지방선거 때부터 답을 찾을 수 있다’는 정반대 의견을 내놓았다고 한다.

특히 비주류 쪽에선 ‘국민연대가 주류의 기득권 구조를 유지하려는 토대 아니냐’고 의심해 왔다. 비주류 쪽 한 중진 의원은 “당내 주류들은 ‘이-박 담합’으로 총선 패배의 책임론을 정면돌파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국민연대로 대선 패배 책임론을 돌파하려는 것이 아닐까 의심된다”고 말했다. 국민연대를 통한 국민정당론을 재검토하는 것은 이런 면들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한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당내 중진 의원은 당의 구조문제와 관련하여“현재는 당의 구조를 바꾸는 문제보다 당의 정체성을 다시 세우는 일이 중요할 때라며 대선 패배의 원인과 이유를 분석하는 일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도권의 한 3선 의원도 “지금은 당의 체질을 바꿔야 할 때지, 사람을 더 늘릴 때가 아니다”라며 민주당의 체질 개선을 주문하기도 했다.“민주당은 그간 하드웨어를 확장하는 데만 몰두하다 정작 정책 마련과 대안 제시라는 소프트웨어는 경시해 왔다. 지금은 소프트웨어에 주목해야 할 때”라고 했다.

당내의 공개적인 의견 개진도 이어지고 있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22일 저녁 자신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송년회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화하면 된다는 진영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고문은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지 못했고 국민의 눈높이에 우리를 맞추겠다고 말했으나 실제로는 자신들의 눈높이에 국민을 끼워 맞추려 했다. 국민은 맹목적인 정권교체나 야권 단일화를 원한 게 아니었다”고 지적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진보 쪽의 정책통으로 통하는 민주당 최병천 보좌관(민병두 의원실)은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이 그동안 추진해 왔던 ‘야권연대-단일화 노선’을 실패로 규정하고 독자 집권이 가능한 정당으로 거듭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최 보좌관은 “문재인 캠프가 출마 선언 직후부터 과도하게 ‘야권 단일화’ 의제에 매달리면서” 자신들의 가치, 노선과 비전을 알리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최 보좌관은 “군부독재 시절에 만들어진 ‘선명 야당’의 노선을 버리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대안 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반값등록금이나 무상급식과 같은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거대 여당에 맞서 이나라의 미래를 짊어지고갈 대표적인 정당 또한 민주통합당 이다. 국민은 이번 대선에서 절반에 가까운 지지를 보냈다. 그것은 이나라의미래는 여당의 혼자만의 몫이 아니라는 확실한 증거이다.

선거에서 질수도 있다. 그러나 한번 진 것이지 영원히 진 것이 아니기에 민주통합당이 이번 기회를 스스로 돌아보아 진정 국민이 원하는 그래서 국민이 응원하고 사랑받는 대표정당으로 거듭 나기를 진정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아주 멋진 새판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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