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 이어 대형 M&A 추진
 
 

포스코가 ‘공격경영’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2010년에는 그동안 추진해 온 글로벌 확대 전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는 등 성장과 내실다지기라는 양면 전략을 동시에 구사한다는 전략이지만 핵심은 여전히 공격적 성장이다.
앞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3대 도전과제로 꼽았던 당면한 불황으로부터의 도전 새로운 성장 DNA를 창출해야 하는 내부로부터의 도전 녹색성장을 선도해야 한다는 미래로부터의 도전 등에 강온 양면의 전략을 구사해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정준양 회장도 지난 12월 9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국제 컨퍼런스’에서 “세계 철강업계의 주도권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고 대형 철강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확산돼 과점적인 글로벌 경쟁구도가 심화할 것”이라며 “세계적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구미 철강사는 방어투자에, 중국과 일본은 자원확보 등 공격적 성장투자에 집중했다”며 다시 한번 ‘공격적 성장’을 강조했다. 포스코는 창사 50주년이 되는 2018년까지 연간 5000만톤 글로벌 생산체제를 갖춘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포스코는 녹색성장에 7조원을 투자해 연매출 10조원을 달성한다는 공격적인 목표도 발표했다. 지난 12월 17일 녹색성장 비전으로 ‘Global Green Growth Leader’를 내걸고 2018년까지 녹색성장 부문에 7조원을 투자해 연 10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전략을 구체화했다. 이날 포스코는 포스코패밀리 녹색성장위원회를 개최해 녹색성장 마스터플랜을 확정하고 합성천연가스, 스마트원자로, 풍력발전, 발전용 연료전지, 스마트그리드 등의 녹색성장 분야에 총 7조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밝혔다.

포스코가 추진중인 새해 공격경영의 핵심은 글로벌 경영의 확산과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영역 확대. 지난 2009년 포스코는 미국 피츠버그에 연산 27만톤 규모 고급 강관공장 준공, 베트남 호치민시에 동남아 최대인 연산 120만톤 규모 고급 강판(냉연)공장 준공, 멕시코에 자동차강판 일관 공급서비스 체제 구축, 우크라이나 철강 및 원료 사업 진출 등 글로벌화에 많은 진전을 보였다. 포스코는 2010년에도 이같은 흐름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2월 2일 자카르타시 인도네시아 정부청사에서 인도네시아 국영철강사인 크라카타우스틸과 일관제철소 합작 건설에 관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포스코 정준양 회장과 크라카타우스틸의 파즈와르 사장이 단계별로 총 6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합작 건설키로 한 것이다.

합의각서에 따르면 포스코와 크라카타우스틸은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북서안 찔레곤(Cilegon)시에 단계별로 연산 6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합작 건설한다. 연간 300만톤 생산 규모의 1단계 공사는 2011년 하반기 착공해 2013년 말 준공할 계획이다.

포스코가 인도네시아에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것은 철광석, 석탄 등 제철원료가 풍부한 인도네시아 자원을 개발해 원가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인도네시아 진출로 포스코는 연간 3000만톤 이상의 철강 제품을 수입하는 동남아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준양 회장은 MOA 체결식에서 “양사의 40여 년간 조업 경험은 합작사업의 성공을 확신하기에 충분하다”면서 “향후 인도네시아에서 인프라, 에너지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의 인도네시아 제철소 건설은 세계 철강업계에서도 매우 공격적인 투자로 받아들여진다. 세계 주요 철강사들 가운데 해외에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하는 곳은 아르셀로미탈과 포스코 정도다. 그나마 아르셀로미탈은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의 프로젝트를 보류한 상태다.

포스코의 공격적 경영은 M&A를 통해서도 빛을 발할 전망이다. 6조원에 가까운 현금성 자산을 보유해 대형 매물이 나올 때마다 ‘유력한 인수후보 명단’에 단골로 등장하는 포스코의 대우인터내셔널 인수합병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 포스코는 최근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자문사로 우리투자증권, 맥쿼리증권, 신한금융투자증권을 선정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매각은 2010년 1월~4월 중 예비입찰과 본 입장이 진행될 예정이다.

포스코가 대우인터내셔널에 특히 관심을 갖는 것은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메리트 때문. 현재도 대우인터내셔널은 포스코 수출 물량의 20%를 취급하고 있다. 인수합병을 통한 시너지 확대는 M&A를 통한 신성장을 중요한 전략으로 판단하고 있는 정준양 회장의 생각과도 일맥상통한다.

정 회장은 최근 “그린필드(부지공사부터 시작해 제철소를 건설하는) 방식이 아닌 브라운필드(기존 제철소를 인수한 뒤 보강 투자) 방식으로 투자와 M&A를 검토 중”이라며 “불황기에는 제철소를 짓는 방식보다 매물로 나온 제철소를 인수해 추가 투자하는 방식이 훨씬 경제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 회장은 최근 해외 철강 판매망 확충과 대우인터내셔널의 자원개발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포스코는 종합소재 사업에 대한 투자도 대폭 늘린다.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종합소재산업을 집중 육성해 기존의 철강산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것으로, 기초 소재는 물론, 혁신 소재를 공급하는 종합소재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것. 포스코는 이를 위해 2018년까지 총 2조9000억원을 투자해 신소재 사업에서 매출 3조4000억원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앞으로 페로니켈, 페로망간, 마그네슘, 차세대 콘크리트, 2차전지 전극재, 적극봉 소재, 금속나노, 태양전지 소재 등 종합소재 부분을 총 망라한 사업을 펼치게 된다.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진행중인 합성천연가스 사업은 이미 착수에 들어갔다. 포스코는 지난 10월 2013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합성천연가스 생산을 위한 설비를 준공키로 확정했다. 포스코건설이 턴키방식으로 플랜트를 건설하고 포스코가 운영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생산된 합성천연가스는 제철소에서 자체 사용하고 발전용으로 판매도 할 예정이다.

정준양 회장은 최근 “창업 이래 최초의 감산을 경험한 포스코는 불황 극복을 위해 비상경영체제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한편 극한의 저(低)원가 조업을 하고 있다”며 “비가동 시간을 활용해 기술개발·제품개발·설비관리 등을 적극 추진해 감산기간을 새로운 기술시험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며 비상경영체제 지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포스코는 지난 2009년 이같은 비상경영체제를 통해 상당한 수준의 원가절감 성과를 낸바 있다. 지난 3·4분기까지 원가절감액은 1조1,273억원으로 누적 영업이익 1조5,610억원의 72%에 달한다. 이에 따라 당초 목표였던 원가절감액 1조2,955억원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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