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10일 박근혜 전 대표가 `(세종시) 원안이 배제된 안에 반대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 "박 전 대표는 과거 제왕적 총재보다 더하다는 세간의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친이(친이명박) 직계인 정 의원은 이날 `박 전 대표님에게'라는 공개질의서에서 "최근 박 전 대표 주변의 중진의원들이 세종시 문제에 대해 나름대로 소신을 피력할 때마다 박 전 대표는 그들의 입장에 쐐기를 박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2002년 2월 박 전 대표가 당시 이회창 총재 체제를 `제왕적 1인 지배정당'이라고 비판하면서 한나라당을 탈당했던 사실을 거론한 뒤 박 전 대표의 최근 행보를 꼬집었다.

그는 "당시의 한나라당 체제는 당론으로 정해진 체제였는데 박 전 대표는 이를 전면 부정했다"며 "당시 한 당직자는 `제왕적 총재를 없애자면서 정작 자신은 제왕적 부총재처럼 행동한다'고 비판했다"고 소개했다.

정 의원은 또 박 전 대표가 세종시 수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할 경우 "(2005년 세종시) 당론을 뒤집는 것이다. 그렇게 당론을 만들어도 저는 반대한다"고 밝힌데 대해서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박 전 대표는 2001년 4월 이화여대 강의에서 `정치입문 당시의 초심을 잃지 않으려면 때로는 당론과 어긋나게 된다. 초심을 지켜온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면서 "당시 박 전 대표와 같은 생각을 갖고 노력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박 전 대표는 또다시 이 얘기를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박 전 대표는 지난해 이미 당론으로 결정된 미디어법을 국민을 고통스럽게 하는 법이라고 하면서 수정안을 내 관철시킨 적이 있다"며 "그런데 지금 박 전 대표는 세종시 수정안이 나오기도 전에 이를 반대한다고 하고, 충청도민에게 먼저 물어보라는 스스로의 말까지 뒤집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것을 혹시 자기가 정한 당론은 지켜야 하고 남이 정한 당론은 안 지켜도 된다는 것으로 해석하면 역린(逆鱗)이 되는가"라고도 했다.

그는 "친박(친박근혜) 의원조차 세종시를 5살짜리 사생아라고 표현하는데 이제 모두 반성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며 "무례했다면 죄송하지만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의문이라 믿기에 용기를 내보았다. 이외에 많은 의문이 있지만 그건 차후로 미루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세종시에 관한 친박과의 전면전 서막이 시작되는 양상이 아닌가 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후에는 누군가 양보가 될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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