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핵심요직인 인사행정과장에 여성을 임명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도는 8일 발표된 서기관급 인사에서 이을죽 기업지원과장(여. 56)을 인사행정과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여성의 인사행정과장은 전국광역자치단체 인사로는 최초다.

공무원의 역량강화와 인사 관리를 맡는 핵심 요직인 인사행정과장에 여성이 발탁된 것은 보수성 짙은 공공기관의 인사로는 파격적인 이라는 것이 공직사회의 평가다. 특히 상대적 ‘인사 약자’인 여성이 그동안 남성이 주도해왔던 공공기관 인사부서의 지휘봉을 잡았다는 것은 도의 인사 혁신의지가 강하게 묻어나는 대목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은 인적자원의 역량강화와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나가기 위해 인사분야에 능력있는 여성인재를 과감하게 투입하고 있다”며 “이을죽 과장은 남성적 추진력과 포옹력, 여성적 섬세함 등을 두루 갖춘 인사 적임자로 도가 추구하는 청렴, 균형, 적재적소의 인사 혁신을 가장 잘 수행할 인물”이라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75년부터 공직에 몸 담아온 이 과장은 사무관 시절 경기도 최초의 행정계장을 거쳐 서기관 임용 후 의정부시 의회 사무국장, 경기북부여성비전센터소장, 도 기업지원과장을 역임했다.

도는 특히 일선 시군은 물론 경기 남북부에 걸친 다양한 현장경험, 여성분야 전문업무 뿐 아니라 의회 등 정무분야와 대 기업 업무 등 분야를 막론한 이 과장의 폭넓은 경험과 유연성이 인사행정 분야에서도 크게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과장은 도 최초의 자치행정담당 사무관인 지난 2005년 선거구획정위원회를 운영하는 데에 있어 일선 시군과 정당의 의견을 합리적으로 수렴하는 등 효율적인 운영으로 업무능력을 호평 받은 바 있다.

또 북부여성비전센터 소장을 역임했던 지난 2007년에는 직접 기업을 쫓아다니는 열정으로 527명의 여성을 취업시키기도 했고, 결혼이민여성의 숨은 능력을 찾아내 어린이 영어강사로 변신시키기도 했다. 당시 필리핀 이민여성들이 참여한 영어교육은 지역사회 상생을 위한 새로운 부가가치를 발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전국적인 화제가 됐었다.

이 과장은 지난해 8월, 글로벌 경제위기로 도내 기업들이 허덕이고 있을 때 기업지원과장의 중책을 맡아, 중앙에서도 벤치마킹한 기업SOS 시스템, 해외 대학과 손잡고 유망 중소기업의 수출길을 열어준 텍사스주립대 기업지원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막혀있던 기업의 숨길을 터주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

이 과장의 인사행정과장 발탁 소식에 동료 여성공무원들도 고무된 모습이다. 경기도청에 근무하는 한 여성공무원은 “같은 여성공무원 입장에서 희망을 주는 소식”이라며 “보수적이라고만 느꼈던 공직사회도 능력있는 여성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되는 것 같아 반갑고 이 과장이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을죽 서기관 약력>
수원여자고등학교,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 행정학과 석사 / 75년 최초 임용, 2000년 고등동장, 2005년 도 자치행정담당, 2006년 의정부 시의회 사무국장, 2007년 경기북부여성비전센터소장, 2009년 8월 29일 도 기업지원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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