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규 등 문인 20명 경찰 조사 앞서 기자회견


지난달 제18대 대선을 앞두고 한 일간지에 ‘정권교체를 바란다’는 내용의 선언문 광고를 게재했던 문인들이 18일 오후 서울 남대문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선관위의 고발 결정에 직접 대항하는 대신 ‘정권교체를 희망했던 이유’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소설가 손홍규 씨를 대표 고발한 후 18일 예정된 경찰조사를 앞두고 이뤄졌다.

문인들은 “표현의 자유와 법의 형평성에 대한 논란은 이 시대의 역사적 의미를 묻는 아픈 과정이었다”면서 “고발 결정을 받아들일 수는 없으나 이 시대의 모순과 대면하기 위해 불합리와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학은 소외된 자의 절망에 공감하려는 노력인 동시에 버려진 자의 고통과 동행하려는 의지”라며 “만일 이 시대의 절망과 고통을 나누고 좀더 나은 세상을 원하는 것이, 나아가 그 염원을 공표하는 것이 위법적 행위가 된다면 그것의 가장 확실한 증거물은 우리의 시와 소설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인들은 또 이번 고발 결정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책임을 선언에 참여했던 137명이 함께 지겠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는 소설가 박민규와 전성태, 하성란, 백가흠, 황정은 그리고 시인 신용목, 손택수,김주대, 김태형 등 20여 명이 함께 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을 포함한 광고나 사진 등을 배포할 수 없다. 서울 선관위는 문인들의 선언문 광고가 특정 후보에 대한 의견 표명이라고 해석, 서울중앙지검에 손씨를 고발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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