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500억으로 웅진씽크빅 사는 건 ‘어불성설’


▲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사재 출연의 대가로 웅진씽크빅 지분을 요구한 데 이어 채권단이 거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28일로 예정된 회생계획안 제출도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27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웅진홀딩스 채권단은 지난 23일 윤석금 회장 일가가 사재출연과 관련해 내놓은 요구안을 제출받았다.

이 요구안에는 사재를 출연하는 대신 웅진씽크빅 지분을 달라는 내용이 들어 있으며 윤 회장측이 원하는 웅진씽크빅 지분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채권단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앞서 윤 회장은 일가의 사재를 출연하는 대신 웅진씽크빅과 북센 등 두 개 계열사를 거느린 웅진홀딩스 지주회사 체제를 유지한다는 계획을 지난 21일 채권단에 제시했다.

이는 윤 회장이 지주회사 체제의 핵심인 웅진씽크빅을 지키기 위한 의지로 보여지며, 윤 회장 일가가 내놓을 사재는 웅진케미칼 지분 등 약 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코웨이 지분 매각대금 900억 원 가운데 서울저축은행 관련 채무를 제외한 자금과 웅진식품 지분 9.9%, 웅진케미칼 지분 11% 등이다.

이에 채권단은 “윤 회장측의 이번 요구가 500억 원으로 웅진씽크빅을 사겠다는 의도”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웅진씽크빅을 매각하기 원치 않으면 사재출연을 해서라도 초기 변제율을 높이라는 것인데 (윤 회장측이) 400억~500억 원으로 웅진씽크빅을 사겠다는 식의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윤 회장 일가가 요구하는 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채권단이 2~3가지 안을 만들어서 제시하고 선택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웅진씽크빅을 둘러싼 채권단과 윤 회장 측의 입장 차이로 회생계획안 제출일도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단측은 “채권단협의회를 거쳐 윤회장측이 선택할 수 있는 안을 확정하고 윤회장 측으로부터 답변을 들으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달 20일 전에만 회생계획안을 확정하면 되므로 시간은 있다”고 밝혔다.

웅진홀딩스의 매각대상과정에서 채권단이 웅진씽크빅과 북센을 매각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상장 근거를 잃는다는 점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계열사를 모두 팔면 웅진홀딩스의 ‘주된영업정지’에 따라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실적침체에 빠진 웅진씽크빅이 제값을 받지 못한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다.

채권단은 윤 회장 사재 외에 웅진 계열사 매각도 추진중이다. 웅진케미칼·웅진식품·웅진플레이도시·웅진에너지·웅진폴리실리콘 등을 매각해 채권단 빚을 갚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코웨이는 이미 매각(1조1000억 원)했고 웅진케미칼(인수대금 2500억 원 안팎)과 웅진식품(1000억 원 안팎) 등을 매각한다.

한편 웅진에너지는 웅진폴리실리콘과 묶어서 매각할 계획이지만 태양광 업황 침체로 제값을 받고 팔 수 있을지는 베일에 쌓여있으며 채권단은 웅진그룹 계열사 매각대금으로 2조원에 이르는 웅진그룹 차입금을 상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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