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난방·가스 사용 안해…쌀·김치로만 끼니 때워


반지하방서 10대 세 자매가 영양실조에 의한 골다공증으로 대퇴부가 골절되는 등 심각한 상태로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경기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9일 고양시 덕양구에 한 다세대 주택 반지하 월세방에서 살고 있는 세 자매가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에서 발견돼 친부와 친부의 여자 친구를 상대로 아동학대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특히 최초 세 자매를 발견한 A씨에 의하면 세 자매 가운데 둘째(18)는 뼈에 심각한 염증이 발견돼 지난 19일 8시간에 걸친 큰 수술을 받았으며, 막내(15)는 대퇴부가 골절돼 1년 이상 휠체어 생활을 해야 한다고 전해졌다.

이들 두 자매는 극심한 영양실조에 의한 골다공증으로 병을 얻었으며, 발견 당시 둘째와 셋째는 정신적으로도 불안정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는 고양경찰서와 지역 아동보호센터 관계자 등이 참석한 대책회의에서 “첫째(19)가 취직을 하겠다며 공장에 찾아와 이상한 생각이 들어 집에 가 봤더니 동생들 상태와 집안 살림살이가 말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들 자매의 친아버지 K씨는 지방에서 음식점에서 일하느라 5~6년간 자매를 직접 돌보지 못하고, 한때 동거를 했던 Y씨에게 매달 80만원을 송금하면서 대신 돌보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Y씨는 2년 전부터 세 자매의 집을 방문하지 않은 채 월세 23만원과 생활비 15만원 등 매달 38만원만을 송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이들은 방세 등을 빼고 남은 돈으로 쌀과 김치만 구입해 끼니를 때웠으며, 최근 2년간 난방용 가스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또 첫째(19)는 고등학교 진학을 못 했으며, 둘째는 중학교 2학년 중퇴, 막내는 초등학교만 졸업했다.

현재 둘째와 막내는 정신적 충격이 커 인근 병원에서 외부와의 접근이 차단된 채 입원 치료 중이며, 첫째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보호를 받고 잇다.

한편 경찰은 이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해 K씨와 Y씨가 아동복지법을 위반한 혐의가 드러나면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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