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선택 - 막무가내 결정에 믿고 따라가기로
영화속 배역 - 갓난아이를 위해 노래하는 음치엄마
월드스타란 - 부담스러운 호칭… 아직도 난처해…
아바타 캐스팅 - 거절 아닌 포기… 과대포장 자제를
  • 김윤진은 왜 ‘하모니’에 출연했을까. 정답은 설경구 때문이다.

    오는 28일 개봉되는 영화 ‘하모니’에서 열연한 김윤진을 만났다. 그녀는 인터뷰 시작부터 설경구의 이름을 부르며 목소리를 높였다. 두 사람은 과거 ‘단적비연수’에 함께 출연한 인연을 지금까지 끈끈하게 이어오고 있다. 언젠가 미국에 온 설경구가 김윤진을 찾았다. 그리고 ‘하모니’에 출연할 것을 무조건 고집했다는 것이다.

    김윤진은 “설경구씨가 ‘다른 영화 계약하지마!’라고 말하는 등 막무가내였다. 그래서 곧바로 ‘하모니’팀과 미팅을 잡았다. 결국 대본도 못보고 하기로 결정했다”고 털어놓았다. 김윤진은 처음에 ‘하모니’를 의심했다고 한다. “너무 교과서 같이 착한 이야기였다. 다소 진부해보일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결심했다. 그리고 “믿고 따라가니 좋은 결과가 나오더라”고 만족했다.

    ‘하모니’는 교도소에서 합창단을 구성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다. 김윤진은 갓난아이을 위해 음치임에도 불구하고 노래를 부르는 어머니를 연기해야한다. 사실 김윤진은 계속해서 어머니였다. 그런데 너무 강했다. ‘밀애’에서 불륜에 빠졌고, ‘세븐데이즈’에서는 딸을 지키기 위해 살인마와 대결했다. 김윤진은 “갓난아이와 함께 촬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말 힘들었는데 영화를 보니까 보람이 있다”고 흐뭇해했다. 영화 속 아이 ‘민우’를 너무 예뻐했다. “아이가 영화의 단점까지 모두 커버해 줄 수 있다. 아이가 한번 웃어주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고 미소 지었다.

    영화는 김윤진이 아이를 낳는 장면으로 출발한다. 이 장면은 조금 불만이다. “화장 좀 할걸. 너무 현실적으로 찍었다. 얼굴 힘줄까지 다 보인다”고 이야기 했다. 송윤아의 ‘웨딩드레스’와 눈물코드가 겹친다는 지적에는 “‘웨딩드레스’가 먼저 개봉하니 다행이다. 모두 착한영화니 함께 잘 됐으면 좋겠다”고 포용했다.

    할리우드 드라마 ‘로스트’출연으로 얻은 ‘월드스타’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는 단호한 생각을 말했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워서 비꼬는 것이 아닐까 의심했다. 한국기자들이 나를 응원해주는 메시지라고 생각해도 몸이 살짝 꼬이는 것은 사실이다”고 난처해했다. 할리우드에 진출한 정지훈(비)과 이병헌을 언급하니, “비의 ‘닌자어쌔신’은 아직 보지 못했고, 이병헌의 ‘지.아이.조-전쟁의 서막’은 비행기에서 잠깐 봤다. 잘 모르니 평가하기가 난처하다”고 한 발 물러섰다. 그래도 “남자스타들의 경우에는 팬 층이 단단하기 때문에 해외시장 공략에도 유리한 점이 있다. 여배우들은 보통 그렇지 못하다”고 아쉬움을 살짝 털어놓았다.

    김윤진은 겸손했다. 최근 ‘아바타’캐스팅 논란을 두고서도 “캐스팅을 거절한 것이 아니라 포기한 것이다”는 조심스러운 해명을 하기도 했다. 김윤진은 “어떤 작품에 출연할 것 같다는 소식이 아니라 캐스팅이 완료되어 현장에서 첫 촬영을 시작하면 그때 알릴 것이다”고 신중했다. 국산 스타의 할리우드 진출을 보도하는 한국미디어의 과대포장을 경계하는 눈치였다. 김윤진은 “할리우드 진출은 어릴 때부터 꿈이었다. 아주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동양여자를 너무 어필하지 않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의지를 단단히 했다. 그리고 “한국에서 더 좋은 작품을 제안 받는다면 당연히 한국영화를 한다”고 강조했다. 자랑스러운 우리 여배우 김윤진의 생각이다.

    글 스포츠월드 김용호, 사진 스포츠월드 김용학 기자 cassel@sports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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