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의 인명과 재산피해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의 전화통화를 갖고 아이티 지진사태에 대한 긴급 구호와 복구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새해 초에 벌어진 아이티의 인명과 재산피해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한국 정부가 우선 백만 달러 규모의 긴급 지원을 시작했지만 유엔의 긴급구호지원활동에 적극 동참하는 차원에서 추가로 구호지원에 나서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한국 국민들 또한 현재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고 긴급구호대가 육로를 통해 아이티에 도착하고 있다"며 "현지에서 활동 중이던 유엔직원의 희생에도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과거 전쟁의 폐허에서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 가난을 극복한 나라로서 우리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겠다"고 덧붙였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감사하다"고 화답한 후, "일단 지금은 생존자와 부상자들 인명을 긴급 구출하는 것이 제일 시급하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또 "유엔책임자로 있던 사무총장 특별대표도 생사 확인이 안 돼서 다시 임시비상사무소를 설치하고 특별대표도 임시로 파견하려고 한다"며 "나도 17일 아이티로 들어가 긴급 구호상황을 챙겨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아이티에서 경찰서와 형무소가 다 파괴돼 행정과 치안복구 능력을 지원하는 것도 급한 현안이 돼 가고 있다"며 "유엔 평화유지군이 중심이 돼 9000명 정도가 치안유지를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유엔 사망자는 37명이며 100명 내지 120명 정도가 매몰돼 있는데 생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현재 15군데 비상식량 지원센터를 세워서 유엔이 앞으로 한 달 내 200만명에게 비상식량을 매일 제공하려고 한다"며 "물과 식량, 의약품이 태부족이고 당장 5억5000만 달러 정도가 필요하다고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이어 "미국과 영국, 브라질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많은 원조의사를 표명하고 있지만 아직도 지원이 절실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구상의 비극에 유엔이 신속히 나서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며 "아이티 국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에 대해 "아이티에 도착하면 한국정부와 국민의 격려와 성원의 메시지를 전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이 대통령과 반 총장간의 전화통화는 약 15분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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