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대정부 질문서 "MB 가장 나쁜 대통령" 野 발언 정면 받아쳐…



김황식 국무총리가 14일 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평소 가슴에 담아뒀던 말을 쏟아냈다.

민주당 김동철 의원이 질의에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헌정 역사상 가장 나쁜 대통령"이라고 하자,
정면으로 맞받아친 것이다.

김동철 의원은 이날 15분에 걸친 질의에서 빈부 격차,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 4대강 사업,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인사' 등을 거론하며 이 대통령을 비난했다.

김 총리는 국무위원 답변석에 서서 묵묵히 듣고 있다가 "그만 들어가도 좋다"는 김 의원의 말에
"들어가선 안 되죠.
일괄해서 죽 질문했으니까
간략하게 답변 올리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 총리는 "경제성장의 효과가 밑으로 파급되지 못했지만
현 정부는 출범 이후 친서민 정책을 시행해왔다"며
"대통령이 빈부 격차 개선 성과가 있었다는 것은 지니계수가 개선됐고,
중산층 수치가 조금씩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객관적 통계를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고소영 인사'도 자세한 내용을 보면 그렇지 않다.
심지어 나도 소망교회라고 하더라.
나는 소망교회에 축의금 내러 간 것밖에 없다.
수치를 왜곡하고 확대해선 안 된다"면서
"객관적인 자료를 갖고 (주장)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이 "제가 객관적 자료를 갖고 안 했다는 말이냐"며 끼어들려 했지만 김 총리는 하던 말을 이어갔다.

4대강 사업을 거론하며
김 총리는 "이미 태풍이나 가뭄에서 상당한 성과가 있었고
다만 그것이 안정화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했고,

"민간인 사찰 사건 역시 고용노사비서관이 중심이 됐고
대통령이 인지하지 못했다는 수사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김 총리는 김 의원이 다시 제지하려 하자 "모든 것을 총리로서 하고픈 말이 있다"며 발언을 이어갔다.

야당 의원석에서 "그만해", "사과부터 해"라는 야유가 나왔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답변할 기회를 주라"고 소리쳤다.

김 총리는 "물러나는 총리로서 정치권에 말하고 싶다"며
"이 정부에서 해 온 모든 정책이 빛도 있고 그림자도 있지만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질의에 나선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이 김 총리에게 "김동철 의원이 지적한 부분에 대해 말 못한 것이 있으면 더 하시라"고 하자,

김 총리는 "이 정부에 공(功)도 있고 과(過)도 있을 것이다.
공에 대해서도 국민이 많이 평가를 하고 있고 시간이 지나면 더욱 그럴 것"이라며
"국민 눈에 잘못된 것이 분명히 있지만 그런 부분은 다음 정부에서 개선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말하는 것은 시간관계상 적절치 않아서 그냥 참겠다"고 했다.

한편 김 총리는 이날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필요성에 대해 "변화된 상황(북한의 3차 핵실험)에 따라 새 정부에서 광범위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이 정부는 문을 닫는 입장이고 다음 정부에서는 종전과 다른 폭넓은 선택지를 가지고 광범위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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