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정부조직개편안이 18일에도 여야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국회 본회의 처리가 무산, 박 당선인과 이명박 내각의 불편한 동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오후 2시 정부조직개편안 처리를 위해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는 아예 열리지도 못했다.

여야는 이날 오후에도 물밑 협상을 통해 막판 협상 타결을 시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오후 6시께 "오늘 민주통합당과 협상이 끝났다고 확정적으로 대답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이상일 대변인도 "14일에 이어 18일에도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무산됐다"면서도 "민주당이 박근혜 정부의 출범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싶다면 새누리당의 양보안을 대승적으로 수용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속이 타고 있는 새누리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통해 강도높은 비난과 간곡한 호소를 섞어가며 민주당 설득에 나섰다.



이날 이한구 원내대표는 "선거에서 패배한 세력이 자기들 마음대로 정부 조직을 만들겠다고 한다면 민주주의가 되겠느냐. 국민 선택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자칫, 민주당이 '안철수 신당'을 만드는 데 조연 역할을 하게 될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유기준 최고위원도 "새정부의 각 부처는 대통령이 취임한 후에 '새 술을 헌 부대에 담을 수밖에 없는 불편한 동거사태'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며 "국회가 소모적 정쟁으로 새정부에 출범에 지장을 주고 있다는 여론의 질책이 따갑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이정현 최고위원은 "한 번만 도와달라"고 거듭 반복하며 야당에 호소했다.

이 최고위원은 "정부조직개편안은 박 당선인이 시대적 과제와 국민적 목표를 감안해서 이 일은 꼭 해야겠다는 심정으로 만든 것"이라며 "민주당에서 이번 한 번만 도와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 정말 한 번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이 원내대표는 "이제는 우리가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단독처리 가능성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까지 내놓기도 했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수용가능한 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면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대위원-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해 "박근혜 새정부 출범 돕고 싶어도 도울 명분이 없다"며 "새누리당은 인수위와 충분히 협의하고 당선인을 설득해 수용가능한 방안으로 협상에 임해 달라"고 촉구했다.

오히려 새누리당이 협상에 나설 생각이 없이 민주당의 양보만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현 상태에서 전면적인 수용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마냥 협조만 해 달라고 하면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며 "정부와 새누리당의 태도가 문제다. 표류되면 그 쪽이 아쉽지 우리는 아쉬울 것이 없다는 게 당내의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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