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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해고근로자 최강서 씨의 시신을 영도조선소로 옮겨 24일째 시신농성을 벌이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 지회와 한진중공업이 22일 사태해결에 전격 합의했다.

양측은 핵심 쟁점사항인 노조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 158억 원에 대해서는 다음 달 예정된 법원판결 후 다시 논의하기로 하고,

최 씨 장례는 24일 치르기로 했다. 유가족 지원 규모 등 구체적인 합의사항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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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상대표 일문일답

'시신투쟁'을 벌이며 대치 중이던 금속노조와 한진중공업이 진통 끝에 22일 합의안을 이끌어냈다.

합의를 끌어낸 윤태원 한진중공업 부사장과 문철상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합의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뤄졌다"면서 "협상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이 두 대표는 "앞으로는 노사 양측이 합심해 회사정상화를 위해 나아가자"며 공통된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두 협상대표의 일문일답.

◇사측 협상대표 윤태원 부사장

--협상을 타결한 소감은.

▲금속노조에서도 많이 양보했지만 회사 쪽에서도 많이 양보했다. 서로 양보해 합의를 이뤘다는 점에서 대단히 만족스럽다.

--협상타결 내용은.

▲합의문은 비공개여서 밝히기 곤란하다. 지금은 양자 간에 합의한 문안을 다듬고 있다.

--협상은 어떻게 시작됐나.

▲노사가 합의를 대승적인 차원에서 바라보자고 했다. 그리고 합의는 박근혜 당선인 취임식이 있는 25일 전까지는 하자고 이야기했다.

--정치권 개입 있었나.

▲정치권의 개입은 없었다.

--협상테이블에는 누가 있었는지.

▲협상은 지난주 수요일부터 '물밑협상'으로 진행됐다. 협상을 위해 금속노조 측도 내려오고 우리도 부산으로 내려왔다. 양쪽에 두 명씩 모두 4명이 협상에 앉았다. 협상은 만나기도 하고 전화를 하기도 하고, 현장에서 들어가기도 하면서 다각도로 이뤄졌다.

--순조로운 협상 진행이었나.

▲두 번의 우여곡절을 겪었다. 첫 번째는 회사가 노조에 제시한 158억 문제였고 두 번째는 유족위로금과 관련해서였다. 손해배상문제는 아직 판결이 나지 않은 상태여서 판결이 난후에 이야기하자는쪽으로 합의됐다. 판결도 나지 않는 상태에서 집행문제를 논한다는 게 의미 없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 합의가 이뤄지고 난 뒤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문철상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장

--합의를 이끌어낸 소감은.

▲노조탄압으로 사람 목숨을 앗아간 안타까운 현실을 바꿔보려는 바람이 어느 정도 이번 합의에 담겼다고 본다. 회사가 대승적 차원에서 이번 합의를 진행했다면 이후에도 합의문의 정신이 유지돼야 한다. 이것을 계기로 한진 내에서 노조탄압과 노조 간 차별이 사라지는 계기가 돼야 한다. 노사간 갈등의 소지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고 보는데 앞으로 노사가 회사정상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

--합의내용은.

▲일단 158억원 손배소 문제는 판결 이후에 노사가 합의해 처리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사측은 판결에서 손해배상액수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집행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말했다. 또 손배소 외에 다른 소송 건도 모두 취하한다고 말했다. 이번 일로 인해 사측이 참여한 조합원에 대해 불이익을 주지 않으며 휴업 자에 대해서도 기존 노조와 새 노조를 막론하고 불평등을 없애기로 했다. 유족 보상부분은 말할 수 없으며 상식선에서 결정됐다.

한진중공업 농성해제 협상 타결…조인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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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과 금속노조가 영도조선소 내 농성사태를 해제하기로 합의했다.

금속노조가 고 최강서씨 시신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로 옮겨 농성을 벌인지 26일 만이다.

하지만 한진중공업과 금속노조는 합의문에 최종 조인하지는 못했다.

한진중공업과 금속노조 측은 사측이 노조를 상대로 낸 158억 손해배상소송, 고 최강서씨 장례문제와 유가족 지원 등 의견 차이가 컸던 쟁점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한진중공업의 손배소는 법원 판결 후 다시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는 오는 24일로 예정된 고 최강서 씨 장례식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한진중공업과 금속노조는 협상 타결 입장을 정했지만 당초 어제(22일) 오후 7시 영도조선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합의서 조인식이 오늘 오전으로 연기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속노조는 지난달 30일 집회 후 최씨 시신을 영도조선소 안으로 옮겨 손배소 철회와 유가족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여왔다.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지회 간부였던 고 최강서씨는 지난해 12월 '민주노조 사수. 158억, 죽어서도 기억한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기고 목을 매 숨졌다.

한편 경찰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과 차해도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지회장 등 영도조선소에서 농성 중인 노조 간부 5명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조사해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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