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22일 새로 선출될 당대표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기로 결정하면서 숙원인 '계파정치 타파'를 이룰 수 있을지에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 당무위원회는 이날 회의결과, 오는 5월4일 정기전당대회에서 임기 2년의 당대표를 선출키로 확정했다.

이날 결정사항 중 당대표 선거와 최고위원 선거를 따로 치르기로 한 점, 그리고 최고위원 숫자를 줄여 당대표의 권한을 강화시킨 점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그간 민주당은 전당대회 때 당대표·최고위원 선거를 치러 1위가 대표를, 2~6위가 최고위원직을 맡는 방식을 택해왔지만 이번에는 2~3위를 차지한 당내 거물들도 최고위원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채 바로 탈락하게 됐다. 일종의 승자독식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 방식을 놓고 비상대책위원회는 계파갈등을 깰 비책이라는 자평을 내놓고 있다.

이 방식을 적용할 경우 지도부 선거 후 앙금이 쌓인 대표와 최고위원이 '한지붕 두가족' 형태로 대립하던 그간의 당내 분열상이 사라질 것이라는 게 비대위의 설명이다.



또 비대위는 "유력자들이 대표와 최고위원직을 나눠 갖고 당내 권력지분을 점유한 채 자신들만의 계파를 형성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외에 최고위원 숫자를 줄여 당대표에게 힘을 몰아주는 방식 역시 계파 청산을 위한 방안이라는 게 비대위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날 당무위를 통과한 비대위 결정사항을 살펴보면 최고위원회 구성원 수가 기존 11명에서 9명(당대표·원내대표 포함)으로 줄어들었다. 선출직 최고위원을 5명에서 4명으로 1명 줄이고 당대표가 지명하는 지명직 최고위원도 4명에서 3명으로 1명 줄였다.

결국 당대표가 자신에게 우호적인 인사 3명을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에 앉히고 원내대표 혹은 선출직 최고위원 중 1명을 포섭할 경우 당대표는 당무 집행에 관한 최고책임기관인 최고위를 장악하게 되는 셈이다.

이 같은 방안은 사실상 1인 집중체제를 만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도부 선거를 '막강한 당권을 놓고 벌이는 한판 대결의 장'으로 만들고, 동시에 선거에서 패한 인물은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선례를 만들겠다는 것이 비대위의 의중이다.



당 일각에선 의심의 눈초리

그러나 당내 일각에는 여전히 비대위를 향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이 있다. 특히 비주류는 이번 결정사항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면 주류에게 유리한 방식"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당무위의 이번 결정으로 각 지역 대의원투표의 당대표선거 반영률이 50%(권리당원은 30%, 여론조사는 20%)로 결정됐다. 이처럼 대의원의 표심이 중요해진 가운데 대의원 추천권을 갖고 있는 지역위원장 자리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역위원장 선출방식을 결정할 당내 공식기구로 당 조직강화위원회가 선정된 점이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위원장인 김영록 사무총장을 비롯해 조직강화위원은 이학영 당 윤리위원장, 김승남 수석사무부총장, 홍재영 충북도당위원장, 노웅래 서울시당위원장, 백재현 경기도당위원장, 이춘석 전북도당위원장, 김영춘 부산진갑위원장, 유은혜 고양시일산동구위원장 등이다.

문제는 이들 9명 중 당연직 2명을 제외한 7명이 문희상 현 비대위원장에 의해 임명된 인사라는 점이다. 결국 지역위원장 선출방식이 문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의 의중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 당내 비주류의 관측이다.

이를 놓고 비주류는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주류와 가까운 문 비대위원장이 조직강화위를 통해 지역위원장 선거 시 주류에 유리한 방식을 정할 것'이라는 게 비주류의 관측이다.



◇김한길·김부겸·정세균 등 건곤일척 싸움 벌이나?

전당대회 방식이 결정된 가운데 이번 당대표 선거는 주류와 비주류가 당권과 당의 운명을 놓고 벌이는 건곤일척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주류에서는 김부겸 전 의원과 정세균 의원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두 사람이 누가 출마할지를 놓고 한창 조율 중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비주류에서는 지난해 당대표 선거에서 이해찬 전 대표에게 막판 역전을 허용했던 김한길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탈계파를 기치로 내건 이용섭 의원 역시 광주전남지역 당원과 대의원의 지지를 바탕으로 당권에 도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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