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상 ‘라이프 오브 파이’ 남주우연상 ‘데이 루이스’


제85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벤 애플렉 감독의 ‘아르고’가 최고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편집상, 각색상을 수상하면서 3관왕을 차지했다.

24일 저녁(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개최된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총 24개 부문의 수상작이 가려졌다.

이날 시상식은 사회자에 ‘19곰 테드’의 감독이자 배우, 코미디언, 성우로 유명한 세스 맥팔레인이 나서면서 재치 있는 입담을 과시하며 흥겨운 분위기로 출발했다.

벤 애플렉은 스타 배우 출신이라는 꼬리표에도 불구하고 ‘아르고’를 통해 이번 작품상을 수상함으로써 감독으로서의 능력도 인정받게 됐다. 앞서 ‘아르고’는 지난달 골든글로브를 비롯해 미국 감독조합상, 배우조합상, 영국 아카데미상 등 영미권 주요 시상식의 작품상을 휩쓸면서 아카데미에서도 유력한 수상 후보에 올랐었다.

감독상에는 대만 출신의 리안 감독이 찍은 3D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가 수상했다. 이 영화는 감독상 외에도 촬영상, 음악상, 시각효과상도 수상하며 4관왕을 휩쓸었다.

리안 감독은 지난 2006년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이미 아카데미에서 감독상을 받은 바 있으며, 이번이 두 번째 감독상 수상이다.

시상식 최다 부문인 12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링컨’은 주인공 링컨을 열연한 대니얼 데이 루이스가 남우주연상을 받고 미술상을 더하면서 2관왕에 머물렀다. ‘링컨’은 감독상을 두고 ‘라이프 오브 파이’와 각축을 벌였으나 끝내 감독상을 수상하지는 못했다.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대니얼 루이스는 이미 1990년 ‘나의 왼발’과 2008년 ‘데어 윌 비 블러드’를 통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어 이번이 세 번째 남우주연상 수상의 진기록을 남겼다. 남우주연상 3번 수상은 데이 루이스가 처음이다.

이전까지 아카데미에서 가장 많은 상을 받은 남자 배우는 잭 니콜슨으로 남우주연상 2회, 남우조연상 1회를 수상했다.

각본상에는 ‘장고: 분노의 추적자’를 찍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수상했다. ‘장고’는 크리스토퍼 왈츠가 남우조연상을 가져가면서 2관왕에 올랐다.

여우주연상에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서 열연한 제니퍼 로렌스가 수상했다. 여우주연상 후보에는 ‘아무르’에서 치매노인을 연기한 86세의 에마뉘엘 리바와 ‘비스트’에서 강인한 소녀 역을 선보인 9세의 신예 구반자네 윌리스가 각각 최고령, 최연소 후보로 오르며 진풍경을 연출했으나, 결국 상은 제니퍼 로렌스가 수상하면서 90년생 배우의 영광스러운 출발을 알렸다.

여우조연상은 ‘레미제라블’에서 판틴 역을 맡은 앤 해서웨이에게 돌아갔다. 레미제라블은 이외에도 분장상, 음향상을 수상하면서 시상식 3관왕을 기록했다.

앤 해서웨이는 ‘링컨’의 샐리 필드,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의 재키 위버, ‘세션: 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의 헬렌 헌트, ‘더 마스터’의 에이미 애덤스 등 쟁쟁한 여배우들과의 경합에서 이 상의 주인공이 됐다. 앞서 앤 해서웨이는 지난달 골든글로브 여우조연상, 미국 배우조합상 여우조연상에 이어 아카데미까지 미국의 주요 영화 시상식을 모두 수상하면서 아카데미에서도 유력한 여우조연상 후보로 거론됐다.

외국어영화상에는 작년 칸 국제영화제의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아무르’가 수상했다.

장편 다큐멘터리상은 말릭 벤젤룰 감독의 ‘서칭 포 슈가맨’이, 장편 애니메이션상은 디즈니 픽사 스튜디오의 ‘메리다와 마법의 숲’이 수상했다.

디즈니사에서 일하는 한국인 이민규 감독이 찍어 국내에서는 관심의 대상이 됐던 ‘아담과 개’는 단편 애니메이션 후보에 올랐으나 아쉽게도 수상하지 못했다. 단편 애니메이션은 ‘페이퍼맨’이 받았다.

이날 시상식의 맨 마지막에서 작품상 시상자로 대통령 부인인 미셸 오바마가 화상 출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셸 오바마는 백악관에서 작품상 수상작인 ‘아르고’를 호명했고, 이 영상이 실시간으로 전해지면서 색다른 광경을 연출했다.

한편 작년까지 코닥극장으로 불린 시상식장이 최근 ‘돌비극장’으로 바뀌면서 올해 시상식은 ‘영화 속 음악’이란 테마로 음악 공연이 풍성하게 꾸며졌다.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의 휴 잭맨과 앤 해서웨이, 러셀 크로 등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원 데이 모어’를 열창하면서 장중한 무대를 꾸몄고, ‘007 스카이폴’의 주제곡으로 주제가상을 받은 아델 역시 축하 공연으로 무대를 뜨겁게 만들었다. 또 ‘007’ 시리즈 50주년을 기념하는 회고 무대도 마련되면서 풍성한 볼거리를 연출했다.

 
다음은 수상자(작) 목록이다.

 
▲작품상= ‘아르고’
▲감독상= 리안 감독(‘라이프 오브 파이’)
▲남우주연상= 대니얼 데이 루이스(‘링컨’)
▲여우주연상= 제니퍼 로런스(‘실버라이닝 플레이북’)
▲각본상= 쿠엔틴 타란티노('장고: 분노의 추적자')
▲여우조연상= 앤 해서웨이('레미제라블')
▲남우조연상= 크리스토프 왈츠('장고: 분노의 추적자')
▲외국어영화상= ‘아무르’
▲촬영상= ‘라이프 오브 파이’
▲편집상= ‘아르고’
▲각색상= ‘아르고’
▲미술상= ‘링컨’
▲음악상= ‘라이프 오브 파이’
▲주제가상= ‘007 스카이폴’(아델)
▲시각효과상= ‘라이프 오브 파이’
▲의상상= ‘안나 카레니나’
▲분장상= ‘레미제라블’
▲음향상= ‘레미제라블’
▲음향편집상= ‘제로 다크 서티’ ‘스카이폴’
▲장편 다큐멘터리상= ‘서칭 포 슈가맨’
▲장편 애니메이션상= ‘메리다와 마법의 숲’
▲단편 애니메이션상= ‘페이퍼맨’
▲단편 영화작품상= ‘커퓨’
▲단편 다큐멘터리상= ‘이노센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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