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ighly Pathogenic Avian Influenza, HPAI)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 HPAI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지난 2009년 이후 3년 만이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27일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겨울철새, 여름철새, 통과철새 등을 대상으로 조류인플루엔자를 사계절 상시적으로 예찰한 결과, HPAI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전국의 주요 철새도래지와 과거 HPAI 발생지 인근의 철새도래지 등을 중심으로 청둥오리 등 야생조류 20종 1001개체를 포획하고 분변 9927점과 사체 200점을 수집해 야생조류의 시기별, 지역별, 종별 AI 감염실태(항원, 항체검사)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포획조사 결과, 겨울철새인 고방오리, 쇠기러기, 쇠오리, 원앙, 청둥오리, 홍머리오리, 흰뺨검둥오리 등 7종과 통과철새인 뒷부리도요, 청다리도요 2종에서 AI 감염(항원, 항체)이 확인됐다.

19종 891개체의 혈액 내 AI 항체 검사결과로는 440개체(49.4%)에서 AI 항체가 확인됐으며, 그 중에서도 청둥오리 65.7%, 고방오리 63.7%, 쇠오리 40.5%, 흰빰검둥오리 40% 등의 감염율이 높았다.

특히 AI 감염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된 청둥오리는 고병원성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는 H5 유형도 4건이나 검출되어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또 9927건의 야생조류 분변 조사 결과, H5형 9건, H7형 5건을 포함해 모두 506건(5.1%)에서 저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과학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조류인플루엔자 사계절 상시예찰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며 가금과 야생조류의 AI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갈 계획”이라며 “포획조사, 분변, 폐사체 등 다양한 야생조류 AI 모니터링 방법을 검토해 AI 조기 감지와 야생조류 보호에 가장 적합한 환경친화적인 방법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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