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이 금융위원장에 내정되면서 임기가 1년여 남은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의 교체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감원이 금융 업종에 대한 감독 역할을 하는 기관이라면 금융위는 금감원을 지도ㆍ감독하는 기관이다. 상위 기관의 수장이 바뀌면 하위 기구의 장과 임원이 바뀌는 것이 수순이다.

더욱이 권혁세 금감원장은 행시 23기로 신 차관(행시 24기)의 1기 선배인 데다 권 원장은 신 차관과 함께 금융위원장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이라 교체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상위 기관장에 후배가 내정되면 선배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관행이다. 권 원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권 원장이 교체될 경우 후보군으로는 신 차관이 기획재정부에서 함께 근무한 동기나 후배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추경호 현 금융위 부위원장(행시 25기), 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행시 25기), 임종룡 국무총리실장(행시 24기)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행시 선후배 관계 때문에 금감원장을 교체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새 정부 출범 직후 가계부채 등 당장 해결해야 할 현안이 많은데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을 동시에 교체했다가 업무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을 직접 감독하는 기능을 맡는 금감원의 특성을 감안할 때 경험과 연륜이 있는 사람이 수장으로 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관장이 바뀌면 업무를 파악하고 임원들과 손발을 맞추는 데 최소한 6개월 정도 시간이 걸린다”면서 ”새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행복기금 등 경제정책을 추진해 나가려면 금감원장의 교체 없이 갈 필요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은 시장을 직접 감독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금감원장은 오히려 연륜이나 경험이 더 중요하다”면서 “예전에도 금감원장이 금융위원장보다 선배인 경우가 왕왕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9년 진동수 위원장(행시 17기)이 취임하고 나서도 김종창 전 금감원장(행시 8기)은 임기를 모두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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