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불황으로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이 급락하면서 ‘한계상황’에 직면한 상장사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계기업 대다수는 자금줄이 막힌 중소기업인 가운데 최근에는 위기에 몰린 대기업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경기 침체가 장기화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금융기관까지 부실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1200개 상장기업(대기업 228개, 중소기업 972개)을 대상으로 작년 3분기 현재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상태(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으로 금융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가 3년간 지속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15%(180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계기업은 2010년 12.3%에서 2011년 13.4%로 확대된 뒤 2012년 15.0%로 1.6%포인트 늘어나는 등 매년 지속적으로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한계기업 기준에 3년 연속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기업을 추가할 경우 실제 한계기업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우려를 낳고 있다.

작년에는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상태가 2년간 지속한 ‘잠재 한계기업’ 비중도 24.2%로 전년(18.4%) 대비 5.8%포인트나 증가했다. 또 이런 상태가 작년 1년간 나타난 기업 비중 역시 35.1%로 전년(32.0%)보다 3.1%포인트 늘어났다.

180개 한계기업 가운데 중소기업은 161개로 전체의 89.4%를, 대기업은 19개로 10.6%를 각각 차지했다. 작년엔 대기업 비중이 크게 확대됐는데, 2010년 5.4%, 2011년에는 6.8%로, 작년에 전년 대비 3.8%포인트나 증가했다.

전체 대기업 중 한계 대기업 비중은 8.3%로 전년(4.3%)보다 4.0%포인트 늘어났고, 전체 중소기업 중 한계기업 비중은 16.6%로 전년(15.8%) 대비 0.8%포인트 증가했다.

대기업 중에 한계기업이 늘어난 것은 2009∼2012년 대기업의 부채는 97%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54% 늘어나는데 그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라고 연구소 측은 설명했다.

대기업은 영업이익률이 2010∼2012년에 6.3%→5.1%→4.1%로 둔화추세를 보이고 있다. 업종별로는 전기장비가 전체의 26%를 차지해 한계기업이 가장 많았으며, 서비스(13%), 기타제조(12%)의 순으로 많았다. 또한 지난 3년간 한계기업 비중이 가장 많이 증가한 업종은 건설업으로 16.4%포인트 증가했으며, 이어 기타제조(6.7%포인트), 철강·비철(3.5%포인트)순이었다.

한편 전문가들은 작년 기준 회사채 신용등급을 보유한 한계기업 중 72%가 투기등급이라는 점을 들어 자금조달이 어려운 직접 금융시장보다 간접 금융시장에 대한 자금 지원 요청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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