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평가위 설문조사

민주통합당 주요 인사들은 지난 대선패배와 관련, 후보나 선거대책위원회 운영 보다는 정책과 이념, 민주당의 역할을 더 큰 원인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대선평가위원회는 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민주통합당 주요 인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패배 원인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대선평가위원회는 지난달 21일 한국리서치와 계약을 체결해 국회의원을 포함한 지구당위원장, 당직자, 국회의원 비서직, 광역의원 등 민주당 주요인사 592명(모집단 1573명·응답률 37.6%)에 대해
▲정책과 이념
▲후보
▲선대위 운영
▲민주당의 역할 등의 분야로 구성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50대 베이비부머 세대에 대한 선거전략이 없었다'(83.8%), '민주당은 경제민주화, 복지 등의 의제를 선점했으나 생활현장의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가꾸는 데 새누리당보다 못했다'(83.4%)와 같은 정책과 이념 분야에서 대선패배의 원인을 찾았다.

이와 함께 '정권교체를 향한 국민 염원은 높았으나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90.4%), '계파정치의 폐해에 눈을 감고 오직 야권 후보단일화만 되면 선거에서 이긴다는 당 지도부의 안일한 판단이 대선패배를 불러왔다'(86.7%) 등 민주당의 역할에 대한 찬성비율도 높았다.

후보에 대해서는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 후보보다 결단의 리더십이 약했다'(58.8%), '문재인 후보가 승리할 경우를 대비해 그 측근들이 임명직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라는 요구를 거부한 것이 선거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56.8%)는 문항에 대한 찬성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선대위 운영과 관련, '친노 퇴진, 이해찬-박지원 퇴진의 요구에 밀려 대선을 관장할 컨트롤타워를 세우지 못했다'(70.8%), '능력과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이 선대위를 이끌면서 우왕좌왕했다'(70.9%), '선거캠프를 민주캠프, 미래캠프, 시민캠프로 나눴으나 시너지 효과보다 불협화음이 컸다'(73.1%)는 응답이 많았다.

김재홍 간사위원은 이에 대해 "후보 요인보다는 정책과 이념 변수가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거시적 정책 노선은 좋았지만 지역·세대·계층에 맞춤형 정책을 만드는데 취약했다는 문제의식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한상진 대선평가위원장은 그러나 "지금까지의 과정을 종합하고 체계화하면 이것이 결론인 것처럼 오인될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며 "의도하지 않았던 해석이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경계해서 추가적인 해석이나 종합은 오늘 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평가위는 일련의 조사를 마친 뒤 오는 30일 결론을 내리고 최종보고서를 비상대책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 위원장은 "대선 패배의 책임소재를 밝히는 게 대선평가위원회가 존재하는 이유이자 위원회에 부여된 과제"라며 "모든 자료에 입각해서 과감하게 평가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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