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이후 신규 분양시장의 가늠자로 기대를 모았던 동탄2신도시 3차 합동분양이 예상보다 저조한 청약 성적을 보이며 시장의 기대를 저버렸다.

전문가들은 정권 교체기 제대로 된 정부 정책 방향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분양에 나선 데다, 입지보다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예상보다 높았던 점 등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최근 국회에서 부동산 정책들이 발목을 잡힌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쫓기듯 분양 나섰던 6개 업체

3차 합동분양에 나선 6개 업체는 쫓기듯 분양에 나서야 했다. 위치가 좋은 시범단지에서 포스코건설이 800가구 이상을 3월에 분양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새 정권이 들어선 이후 제대로 된 부동산 정책이나 방향이 나오지 않은 점도 시장 수요를 자극하는 데 역부족이었다.

합동분양 협의체는 2월에만 분양 시기를 3번이나 미루는 등 복잡한 논의과정을 이어갔다. 결국 더 연기할 수 없다고 판단, 2월 28일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에 나섰다.

결과는 대량 미달사태. 모델하우스에 사흘간 4만여명이 몰렸지만 3순위 최종 결과 0.8대 1을 기록했다. 6개 건설사 중 순위 내 마감한 곳은 호반건설 뿐이었다. 이지더원은 0.38대 1, 롯데건설 0.59대 1에 머물렀다. 1차 청약 평균 경쟁률이 4.8대 1, 2차가 2.37대 1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신도시에서 먼저 분양한 단지들이 프리미엄이 어느 정도 형성되어야 후발 단지들의 성적이 좋은 경우가 많은데, 동탄2신도시에서는 그런 점이 보이지 않았다”며 “지난해 동탄1신도시의 시세가 7%가량 빠지며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번 청약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입지에 비해 분양가 상대적으로 비싸

3차 합동분양은 동보주택건설이 법정관리 신청으로 분양에서 빠지면서 ‘비시범단지’ 분양이 됐다. 하지만 분양가는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중대형 물량이 많아 분양가를 낮추기 어려웠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동탄2 신도시 3차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1043만원 선이었다. 시범단지인 1차 평균(1028만원)보다 비싸고 2차 평균(1040만~1141만원)과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업체들은 땅값이 비싸 쉽게 분양가를 낮추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한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는 “땅값이 3.3㎡당 360만원에 건축비가 600만원대라 900만원대에 분양가를 겨우 맞출 수 있는 상황”이라며 “땅값이 낮아지지 않으면 분양가도 낮추기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오락가락 정부 정책에 마음 닫은 수요자들

각종 부동산 정책이 또다시 국회에서 발목이 잡히는 상황도 분양시장에선 악재가 됐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좀 달라질까’했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6개월 한시로 적용하기로 한 취득세 감면 혜택도 당초 예상과 달리 2월 국회를 넘지 못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 법안도 당초 예상과 달리 처리가 무산됐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취득세 감면도 결국 통과될 것이라고 모두 예상하고 있고 분양가 상한제 역시 사실상 제 역할을 못하는 상황이지만 국회가 부동산 시장에 어떤 신호를 주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하나의 지표였다”고 말했다.

조만간 정부가 종합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것이란 예상도 수요자들에게 ‘좀 더 기다려 보자’는 분위기를 형성하게 했다. 이밖에 이미 1·2차 분양에서 청약통장을 소진한 사람이 많았다는 점도 악재였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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