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前) 서울대 교수의 서울 노원병 보선 출마 선언에 대해 야권의 파열음이 커지는 가운데,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가 “안철수가 그야말로 ‘안하무인(眼下無人)’이다”며 “(안 전 교수는) 이미 제2의 문국현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프레시안이 8일 전했다.

안 전 교수 측은 3일 안 전 교수가 서울 노원병 출마를 선언하기 전에 노 대표에게 양해를 구했다고 밝혔으나, 노 대표는 그렇지 않다고 4일 반박했었다.

이와 관련, 노 대표는 “(안 전 교수와) 통화하고 한 시간 후에 기자에게서 ‘안철수 캠프 관계자에게 통화 사실을 들었다’고 했다. 내 항의에 (안 전 교수측) 송호창 의원(무소속)은 ‘그 기자가 넘겨짚은 것’이라고 했는데, 30분 뒤 기자회견에서 본인 입으로 다시 (양해를 구했다는) 통화 얘기를 했다. 이 모든 과정을 보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안철수가 그야말로 ‘안하무인’이다”고 말했다.

“안 전 교수의 노원병 출마 관련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노 대표는 안 전 교수 측도 미비한 상태에서 출마선언을 했기에 교감을 이룰 상황이 아니었다는 취지로 답했다. 노 대표는 “내 생각에 (안 전 교수는 부산) 영도에 나가는 것이 낫겠다는 의사까지 전달했다”며 “그런데 나중에 보니 그날 (송 의원의) 기자 회견도 갑자기 잡혔다고 하고, 귀국도 갑자기 추진해 티켓팅도 안 돼 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 대표는 “(안 전 교수) 본인이 들어와서 말해도 될 일을 그렇게 한 것은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다. 당사자인 진보정의당이 후보를 정하면 자신의 출마 정당성이 떨어진다는 우려 때문에 서둘러 한 것”이라며 “그래서 나한테도 갑자기 전화하게 된 것이고 그 전화로 마치 양해가 이뤄진 것처럼 얘기하는 것 자체가 (우리의) 양해 없이 출마하기 어렵다는 것을 스스로 시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표는 “마치 하루라도 늦으면 큰일 난다는 듯 (성급하게 발표한) 자체가 본인이 굉장히 궁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송 의원 측에서 (노원병 출마 관계로) 먼저 만나자고 했다”며 “2월 27일 송 의원을 만나서 ‘(진보정의당이) 3월 4일부터는 (노원병 보선의) 후보 선출에 들어갈 것’이라고 사실상 통보를 했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어떤 선거에 나가겠다는 사람이 본인은 미국에 있으면서 대리인을 내세워 갑자기 출마선언을 한 사례가 있나”고 반문했다.

노 대표는 “(안 전 교수의 이번 출마는) ‘힘이 곧 정의’라는 낡은 정치 철학의 발로”라며 “그냥 힘으로 누를 뿐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새 체제로 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선거제도 개편”이라며 “안철수가 보여주는 ‘현실’이 새 체제의 답이 안 되고 있다. 이미 (안 전 교수는) 제2의 문국현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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