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귀국을 하루 앞둔 10일 민주통합당의 눈과 귀는 온통 안 전 교수의 '귀국 메시지'와 향후 행보에 쏠려 있다.

야권내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그가 4·24 노원병 재보선을 시작으로 정치행보에 본격 나설 경우 정계개편이 가시화되면서 야권 '빅뱅'의 신호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전 교수가 독자세력화에 나서는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무엇보다 '안철수 신당'의 출현은 민주당에 위협적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안 전 교수가 원내 입성에 성공, 그의 원심력이 커진다면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당내 동요도 확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벌써 텃밭인 호남에서는 술렁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물론 곧바로 집단이탈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이진 않지만, 당 일각에서 "20∼30명이 원내교섭단체를 만들어 안 전 교수와 결합할 수 있다"는 미확인 시나리오가 나도는 것도 어수선한 당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당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전 교수가 신당을 창당할 경우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가뜩이나 전망이 밝지 않은 선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변수'는 차기 당권투쟁을 앞두고 있는 민주당의 계파간 갈등소재로도 작용하게 될 전망이다. 안 전 교수와의 관계설정, 대선패배에 대한 안 전 교수의 공동책임 여부 등을 놓고 주류-비주류간 시각차가 엄존하기 때문이다.

안 전 교수의 행보가 '블랙홀'처럼 야권의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면서 그렇지 않아도 대선 이후 지리멸렬한 행태를 보여온 당의 존재감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것도 현실적 고민이다.

민주당으로선 국민 시선을 사로잡을 변화·혁신의 모습을 보여야 하는 처지이지만 이를 위한 동력을 마련하기란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4월 재보선이 치러진지 불과 열흘만에 치러지는 전당대회 흥행에도 비상이 걸렸다.

민주당은 '발등의 불'로 떨어진 노원병 보궐선거 해법 찾기를 놓고도 머리를 싸매고 있다. 안 전 교수의 출마 입장 발표에 이어 진보정의당도 노회찬 공동대표의 부인 김지선씨를 공천하는 등 셈법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현재까지는 '공당으로서 후보를 내는 게 당연하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안 전 교수측이 '기계적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는 가운데 만에 하나 야권 후보 난립으로 새누리당에 이 지역을 빼앗길 경우 대선 당시 안 전 교수의 지원을 받은 민주당으로선 역풍도 감수해야 하는 처지이다.

당 지도부는 안 전 교수가 귀국한 뒤 4월 재보선 문제에 대한 조율을 시도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희망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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