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는 왜 노원을 택했나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노원병 출마와 관련하여 '노원병' 주민들의 생각 들어보니 이해가 안간다는 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인사청문회가 연일 국회에서 시끄럽다.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여기저기서 돌발 변수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보궐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12일 서울 노원구 상계 1동에 전입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이것은 안 전 교수가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것이다.안 전 교수는 이번 주 안으로 선거사무실을 차리고 예비후보등록을 마칠 예정이다.

노원병은 안 전 교수의 출마로 연일 포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에 야권에서도 출사표를 던지는 인사들이 하나 둘씩 가시화되고 있다.

우선 가장 눈낄을 끄는 인사는 노회찬 전 의원의 부인 김지선씨가 진보정의당의 후보의 출마다.여기에 이동섭 민주통합당 지역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지자 여권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양상이다.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의 출마가능성이 여전히 점쳐지고 있다. 야권이 합의하여 단일후보를 낼지 아니면 야권의 사분오열로 새누리당 후보에게 어부지리를 안길지는 모두가 관심과 주목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새로운 정치를 꿈꾸는 안 전 교수는 높은 인지도에 비해 지역 민심은 예상외로 차가워 보인다.노원병 주민들은 안 전 교수를 국회의원을 넘어 대통령이 되려고 외부에서 온 사람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다수의 국회의원들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지역구에서 출마하는게 상식이다.그러나 보궐선거에서는 여,야가 정권의 심판론을 앞세워 지역 출신이 아닌 거물급 인사들을 공천해 국민의 민심을 묻곤 한다.

이런 이유로 안 전 교수를 바라보는 노원병 유권자들은 그래서 정치적 상황에 따라 언제든 떠날 사람이라고 하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4월 재·보선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게 된 노원병의 민심은, 오히려 지역을 위해 얼마나 일할 사람인가를 가늠하는 쪽에 더 비중을 두는 이유다.

지난 선거에서 노회찬 전 의원이 국회의원이 될수 있었던 것은 "노회찬"은 야권의 단일 후보였고, 이 지역 서민을 대변해줄 사람이었기에 가능했다. 일부 유권자들은 안철수 같은 분이 우리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 될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젊은 사람들한테는 인기가 좋을지 몰라도 전체는 아닐 것 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안 전 교수가 보인 태도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노회찬 전 의원이 삼성 엑스(X) 파일 사건으로 의원직을 박탈된 상황에서 안 전 교수가 노회찬 전 의원에게 직접 이해를 구한 다음 출마를 선언했더라면 반발이 덜 하지 않았나 라고 말하는 주민도 있었다. 안 후보의 태도를 문제 삼는 사람들은 여전히 대선 과정에 안 후보가 보였던 선거 방식이 미온적이었고, 선거 당일 출국은 안 전 교수답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안 전 교수에 대한 젊은 층의 지지는 이 지역에서도 여전했다.노원병은 젊은층이 강북에서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다. 그래서 안 전 교수의 선택이 맞아 떨어지는 이유다.젊은 유권자들 역시 강북 발전을 위해 안 교수에게 거는 기대가 그래서 크다.거물 정치인이 노원을 대표한다는 것이 주는 의미 또한 남다른 이유도 된다.

안 전 교수의 인기는 여론조사에서도 확실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jtbc>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노원병 유권자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안 전 교수의 지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 전 교수가 무소속 후보,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이 새누리당 후보로 나선다고 가정한 다자대결에서도 안 전 교수는 35.4%로 1위를 차지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7%p). 이 전 비대위원은 29.5%, 이동섭 위원장 13.2%, 김지선 후보 9.2% 등의 순이었다. 야권만 본다면 안 전 교수의 지지율이 38.5%로 가장 높고, 민주통합당 이동섭 지역위원장이 17.7%,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는 15% 순이었다. 특히 야권이 안 전 교수로 단일화하면 이 전 비대위원의 격차는 49.7%와 39.6%로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새누리당 후보로 홍정욱 전 의원을 지지했던 유권자의 46.7%가 안 전 후보 쪽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였다.

안 전 교수가 현충원 참배도 놀란의 여지가 많다. 한편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는 남편인 노회찬 전 의원과 함께 마들역 인근 상가를 돌며 인사를 하기도 했다.이제 김 후보에게는 노원 병지역의 풀뿌리 시민단체가 큰 힘이 되어주어야 한다.

 실제로 마들주민회, 함께 걸음 의료생협 등 노원 병 지역에서 활동하는 4~5개 풀뿌리 시민단체는 김 후보 지지를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김 후보는 마들주민회 운영위원, 함께 걸음 의료생협 이사 등을 맡고 있으며 활동하고 있다.

마들주민회 이지현 대표는 "2월14일 노회찬 의원의 의원직 박탈 이후 이 지역 시민단체들이 특별사면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렸다. 단체들은 김 후보의 출마를 이해하고, 정서적으로는 김 후보를 도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이 대표는 "안 후보가 노 전 의원의 의원직 박탈 과정을 알면서 노원병을 택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으로는 노 전 의원을 대신해 김 후보가 나선 데 대해서는 여전히 지역구 세습이냐를 두고 유권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 노원병 보궐선거는 이래저래 말이많고 탈도 많을 것 이라는게 정치권이 바라보는 시각이다. 안철수의 노원이 될 것인가 아닌가는 본인 스스로가 남은 기간동안 풀어나가야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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