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개성공단 실무회담은 예정대로 진행

이현정 기자 = 북한이 28일에도 연평도 인근 서해북방한계선(NLL)북쪽 해상으로 해안포를 발사함에 따라 남북간 긴장 수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날 백령도와 대청도 인근 북쪽 해상에 해안포 100여발을 발사한지 하루만에 추가 도발을 해온 것이다.

북한은 지난 25일부터 3월29일까지 서해상에 '항해금지구역'을 선포했으며, 북 인민군 총참모부는 이와 관련, "인민군 부대들의 포실탄사격훈련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연평도 인근 북쪽 해상에 대한 해안포 추가 발사는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의 발표가 '엄포성'이 아니라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북한은 항해금지구역을 선포한 3월29일까지 서해북방한계선 해상에 대한 도발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항해금지 구역을 선포하고 본격적인 무력시위에 나선 것은 올해 초 신년공동사설에서부터 끊임없이 주장해온 한반도 평화협정 회담에 대한 미국의 반응을 끌어내기 위한 행위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1일 성명을 통해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회담을 조속히 시작할 것을 정전협정 당사국에 제의했지만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비핵화 논의 진행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해안포 발사를 통해 NLL문제를 수면위로 올린 것도 정전협정으로 인한 이 지역의 불안정성을 부각시켜 평화협정 체결 문제를 한국과 국제사회에 이슈화 시키겠다는 의도일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해 11월 '평화보장체계 수립이 급선무다'는 개인 필명의 논평에서 서해상에서 벌어진 '대청해전'을 언급하며 "조선(한)반도에서 대결과 충돌을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평화보장체계를 수립해야 한다. 이번 무장충돌 사건이 그 절박성을 입증해준다"고 주장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NLL지역에 대한 북한의 추가 도발이 계속되더라도 침착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통일부는 북한의 해안포 발사에도 다음달 1일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예정대로 진행키로 하고 김영탁 통일부 상근회담 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참가자 명단을 28일 북측에 전달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이 해안포를 발사했지만 남북관계는 차분하게 유지하기 위해 개성공단 실무회담은 예정대로 진행한다"며 "북측의 추가 사격 등 특정 상황을 가정하거나 예단해 방침을 정한 것은 없다는게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도 "북한 문제에 있어서 호들갑을 떨고 과잉반응을 하면 안 된다"며 "단호하고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는 북한의 의도를 분석하며 이 문제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지만 북한이 NLL에 대한 무력도발을 계속할 경우 남북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북한이 제안한 금강산.개성관광 실무접촉, 3통(通)문제 해결을 위한 군사실무회담 개최 여부도 불확실하거니와 회담이 열려도 전망은 부정적이다.

정부가 북한처럼 안보문제에는 강경 대응하되 남북대화는 이어가는 '투트랙(two track)'전술로 남북문제에 접근하더라도 긴장고조 국면에서 정상적인 대화는 불가능하다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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