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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당국 수장이 15일 전격 교체됨에 따라 금융기관장 인선에도 한바탕 '태풍'이 불 것으로 관측된다.

다음 주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공식 임명이 예상되는 가운데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임기를 1년 남긴 채 이날 스스로 물러났고, 곧이어 최수현 금감원 수석부원장의 금감원장 승진 내정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먼저 금융권 공공기관장들의 연쇄 사퇴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들은 저마다 임기가 보장된 자리지만, 이들과 마찬가지로 임기가 보장됐던 권 원장의 용퇴에 맞춰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각 부처 산하기관과 공공기관에 대해 앞으로 인사가 많을 텐데,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한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당장 '사퇴 1순위'로 거론되는 인사는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다.

안 이사장은 지난해 7월 임기 만료로 퇴임 기자회견까지 열었다가 신임 이사장 후보추천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 탓에 임기가 1년 연장됐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도 권 원장과 비슷한 시기에 취임해 임기가 1년가량 남았다.

강 회장은 금융권에서 대표적인 'MB(이명박) 인사'로 불렸던 만큼 새 정부 출범에 부담을 느껴 신변을 정리할 수 있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은 2011년 2월 금감원 수석부원장 자리를 내놓고 수은으로 옮겨 임기가 채 1년도 남지 않았다.

차기 금감원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행정고시 2년 후배인 최 수석부원장이 금감원장에 오른 만큼 김 행장의 거취가 주목 대상이다.

이보다 앞서 2010년 취임한 장영철 자산관리공사 사장은 올해 11월에 임기가 끝난다.

장 사장의 경우 자산관리공사가 국민행복기금 운영에 직접적으로 관련돼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과 기금이 안착할 때까지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린다.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취임한 지 1년6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새 정부의 정책금융 체계 개편이 가시화하면 경우에 따라 용퇴할 수도 있다.

금융위 안팎에선 정책금융공사를 산은에 다시 합쳐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최종석 한국투자공사 사장, 김정국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서종대 주택금융공사 사장, 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각각 임기가 1년4개월에서 길게는 2년 넘게 남아 해당 공공기관 쪽에선 임기를 다 채울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과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 금융권의 다른 'MB 인사'를 두고 일각에선 강 회장과 더불어 거취를 정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나오지만, 엄연히 주주가 있는 민간 금융회사인 점을 고려해 공공기관장과 달리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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