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을 받을 때 은행들이 적용하는 가산금리가 최고 8%포인트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기본금리가 2% 이상이라고 하면 가산금리를 붙여 10%대의 고금리가 적용되는 셈이다.

특히 지난 19일 가산금리와 관련한 전산조작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외환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4.6%로 책정, 은행권에서 높은 편에 속했다.

20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이 개인 신용대출에 적용하는 가산금리는 평균 3.8%포인트로 집계됐다. 가산금리란 은행이 대출금리를 결정할 때 재원조달 비용인 기본금리에 붙이는 것으로, 대출자의 신용도와 담보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 은행권의 신용대출 가산금리는 2.5%포인트(신한은행)에서 8.0%포인트(SC은행)까지 편차가 매우 큰 편으로 알려졌다. 이는 비교적 안정적인 담보가 잡히는 주택담보대출에 견줘 개인 신용등급의 불확실성이나 부도 위험(돈을 갚지 않을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신용대출은 대출자의 신용도에 맞춰 다르게 매겨지는 만큼 이를 고려해 가산금리의 높고 낮음을 평가해야 한다고 은행들은 강조했다. SC은행 고위 관계자는 “다른 은행에서 대출받지 못한 신용도 5~7등급 대출자 비중이 큰 탓에 평균 가산금리가 높다”고 설명했다.

통상 은행들이 잘 취급하지 않아 연 20%대 금리가 매겨지는 제2금융권의 수요를 흡수, 가산금리를 포함해 상대적으로 낮은 10%대 금리로 대출했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는 은행들이 대부분 1%포인트 안팎을 고르게 적용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가 취급하는 ‘적격대출’(장기 분할상환 대출)이 포함돼 신용대출보다 가산금리를 붙일 요인이 적기 때문이다.

가산금리를 포함한 일시상환식 주택담보대출의 실제 대출금리는 SC은행이 5.5%로 가장 높고 씨티은행이 3.9%로 가장 낮다.

분할상환식 대출금리는 수협은행이 5.2%로 가장 높고 특별상품 판촉을 벌인 광주은행이 3.8%로 가장 낮다.

중소기업대출 가산금리는 외환은행 물적담보대출이 3.0%포인트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보증서담보대출 가산금리도 외환은행이 2.7%포인트로 가장 높다.

외환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일시상환이면 4.6%, 분할상환엔 4.1%로 은행권 평균(약 4%)을 웃돌았다. 외환은행은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는 낮지만, 가산금리를 높게 매기는 방식으로 영업한 셈이다.

외환은행은 전날에도 기업대출의 가산금리를 높여 수익을 내도록 전산을 조작한 혐의가 금융감독원 검사에서 적발돼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평균 대출금리 산정에 쓰인 대출 건수가 적어 대표성을 띤다고 보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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