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통합당에서는 본격적인 당권 경쟁이 막이 올랐다. 정치권 최대 이슈였던 정부조직법 개정안 국회 통과문제가 해결된 상황에서 이제는 차기 지도부를 향한 물밑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비주류의 좌장격인 김한길 의원이 24일 당대표 출마를 공식선언함에 따라 '김한길 대 반(反) 김한길'의 대결 구도가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한길, '5·4전대' 참전…출마의 변 담길 내용은?

김 의원은 24일 오후 2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4전대 당대표 출마를 공식화 한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출마 선언문을 통해 주류를 겨냥한 계파 패권주의 청산과 혁신비전, 당원중심주의 회복 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당내 안팎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인식하고 있는 계파패권주의 청산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그는 지난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친노의 대표격인 문재인 의원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 등 당내 계파청산을 놓고 주요인사들과 의견을 교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밝힌 대로 '혁신의 리더십, 통합의 리더십, 이기는 리더십'을 통해 당의 혁신비전 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당원중심주의 회복도 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의 당권은 당원에게 있고 당의 모든 권력은 당원으로부터 나온다' 조항을 당헌에 다시 포함시키자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당의 주인이 있어야 할 자리에 계파 패권주의가 들어앉아 있다"며 주류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주류와 비주류의 패권다툼으로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소외감을 느끼고 당에 대한 충성도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당원 중심주의를 강조함으로써 국민참여경선이나 온오프네트워크정당 등 친노 범주류의 노선에 반감을 느끼는 대의원과 당원들의 표심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한길-反김한길 경쟁구도 팽팽할 듯

특히 차기 당대표는 '미니총선'급으로 치러지는 10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게 돼 어느때보다도 당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번 당대표 경쟁은 계파간의 대결이 밑바탕이 된 '김한길 대 반(反) 김한길' 구도로 흘러갈 것으로 예측된다. 비주류 좌장격인 김 의원과 김 의원을 저지할 주류측의 자존심 경쟁이 어느때 보다도 치열할 것이라는게 당내의 분위기다.

비주류측은 '주류심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주류측이 지난해 총선과 대선에서 패배하고도 반성과 혁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큰 이유다.

반면 주류측은 혁신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번 전대는 계파 대결 구도로 흐르면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자신들에게 불리할 수 있다. 따라서 혁신·쇄신을 내세워 선거 패배의 책임론이 부각되는 것을 희석시키겠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김 의원이 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민주당 차기 대표 후보는 3명으로 늘어났다. 이미 범주류측의 이용섭·강기정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상황이다.



대진표가 짜여지고 있지만 쥬류측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이용섭·강기정 의원은 김 의원의 대항마로써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김 의원과 맞대결을 펼칠 인물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대선때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은 김부겸 전 의원의 출마를 그나마 타진했지만 김 전 의원이 출마를 고사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범주류인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계의 민주평화연대(민평련)에서는 이목희·신계륜·우원식 의원 가운데 한 명을 골라 당대표 후보로 낼 것으로 보이고, 구 민주계인 추미애 의원도 출마에 무게를 두고 막판 고심하고 있다.

또 주류측은 이들 중 한 명을 '김한길 대항마'로 지원하거나 아예 '반(反) 김한길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한길 대 범주류 후보 3~4명으로 구도가 압축되는 상황에서 김한길 대세론이 초반부터 강세를 보일 경우 연합전선 논의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친노 주류 세력의 지원이 더해지면서 김한길 대세론에 대항하는 팽팽한 경쟁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전대 후보등록은 내달 8~9일 실시되며 후보자가 4명 이상일 경우 내달 12일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본경선에 진출할 3명이 가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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