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재·보궐선거가 24일로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며 여야가 총력전 체제로 전환했다. 이번 재·보선은 새누리당으로선 박근혜 대통령이 선거 전면에 서지 않는 첫 선거다.

노원병에 출마한 안철수 후보는 선거 승패에 정치적 명운을 걸었다.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은 대선 패배 넉 달 만에 재·보선에서 전패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짓눌려 있다.

3자 모두 재·보선에 전력투구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새누리당 홀로서기 가능할까

새누리당에 더 이상 ‘선거의 여왕’은 없다. 과거 박 대통령처럼 유세 현장에서 바람몰이를 해 줄 수 있는 리더가 보이질 않는다.

그래서 당 지도부는 이번 선거를 철저히 지역 기반 전략으로 가져간다는 방침이다. 공천심사위원장인 서병수 사무총장은 “어떻게든 승리하도록 제대로 싸워볼 것”이라며 “해당 지역을 잘 아는 ‘지역일꾼’이냐, 이름만 믿고 나온 ‘낙하산’이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원병에 출마한 안철수 예비후보의 바람을 지역 발전론으로 사전 차단하면서 집권여당 후보론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노원병에선 허준영 전 경찰청장이 출사표를 낸 가운데 거물급 안철수 대항마 카드를 여전히 열어놓고 있다.

서 총장은 “전략공천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거물급 인사를 내세울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마땅한 거물급 후보 영입이 여의치 않아 허준영 후보의 공천 가능성도 있다. 부산 영도에 출마한 김무성 전 원내대표의 원내 복귀는 향후 당내 권력지형의 변화를 예고한다.

안철수 신당 동력 생길까

노원병에 뛰어든 안 예비후보는 패배하면 정치 생명이 끝나지만 승리하면 여의도 입성과 함께 ‘안철수발 야권 개편’ 시나리오의 중심에 서게 된다. 안 후보의 향후 독자세력화는 이번 재·보선에서 야권 연대의 강도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후보단일화 없이 ‘홀로서기’로 당선될 경우 안 후보의 독자적 생존력을 입증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이번 승리로 호남에서의 안철수 지지세가 확장되고 민주당 조직에서 이탈이 생길 경우 독자세력화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하지만 투표율이 낮은 재·보궐 선거의 특성상 여당표의 결집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데다 신당 창당이 쉬운 것만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선거에 승리하면 신당 창당의 가능성이 생기지만 한번 이겼다고 곧바로 신당 창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몇 석 건질까

민주당은 노원병 무공천론에 속앓이를 하고 있는 데다 이번 재·보선에선 만만한 곳이 없다.

부산 영도는 새누리당 김 전 원내대표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민주당이 김비오 지역위원장을 전략공천했지만 통합진보당 민병렬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며 야권의 표 분산이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민주당과 통진당은 이석기·김재연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 발의를 놓고 감정이 상해 있다.

충남 부여-청양도 민주당의 약세다.

새누리당에선 이완구 전 충남지사, 이진삼 전 자유선진당 의원, 이영애 전 의원 등 지역 거물들이 뛰어든 반면 민주당에선 황인석 전 한국농어촌공사 부여지사장과 정용환 변호사 등이 거론된다.

이렇다 보니 민주당에선 문재인 의원의 영도 선거 지원론이 제기돼 문 의원의 정치 활동 전면화 여부가 오히려 더 관심거리다.

재·보선 결과는 민주당의 5·4 전당대회에도 직결될 전망이다.
전패할 경우 민주당의 향후 진로를 놓고 친노 주류의 ‘선(先)혁신론’과 비주류의 ‘안철수 껴안기론’이 전대에서 격돌하리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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