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원,어떡해~ 나 어떡해~."
 
 
"괜히 투표했어. 괜히 뽑아줬어. 부자 돈은 안 받는대. 서민들 돈이 더 좋대. 어떡해~ 나 어떡해~."



30일 민주노동당 창당 10주년 기념식,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 돔아트홀을 가득 메운 당원들이 강기갑 대표의 '개그'에 포복절도했다. 최형권 당 최고위원이 안타까움에 떨고 있는 강 대표에게 '요술봉'을 갖다 댔다. 뾰로롱 소리와 함께 다시 강 대표는 정색을 하며 "삼진 아웃"이라고 말했다. 다시 한 번 관객석에서 폭소가 터졌다.

KBS < 개그콘서트 > 의 '남성인권보장위원회(남보원)'가 '서민인권보장위원회(서보원)'로 패러디됐다. 강 대표로 분한 개그맨 박성호씨의 역할을 그대로 강 대표가 이어받고, 붉은 띠를 머리에 두른 개그맨 황현희씨의 역할은 최형권 최고위원이, 북을 치는 최효종씨의 역할은 오병윤 사무총장이 맡았다.



당초 강 대표 등이 출연하는 서보원 코너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국공무원노동조합 수사 등 당의 엄혹한 상황을 감안, 취소됐었다. 그러나 전국 각지에 모여든 당원들을 위해 행사 도중 전격 부활했다.

'서민인권보장위원회'답게 강 대표 등은 "네가 쓰면 신용카드 내가 쓰면 대출카드, 떡볶이 먹는다고 부자가 서민 되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서민 생활고에 대한 풍자를 이어나갔다. '주인공' 격인 강 대표는 "정부가 물가 관리 상품 정하면 뭐하냐"며 "해외 기름값 올랐다, 원자재 가격이 인상됐다 뭐다 하면서 자꾸 핑계만 된다"고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효과는 백점 만점이었다. 당원들은 강 대표의 표정 연기에 놀라워하며 열렬한 박수를 보냈고 아직 나이가 어려서 행사에 큰 흥미를 보이지 않던 당원들의 자녀들도 이때만큼은 무대에 시선을 보냈다.

서보원 공연이 성황리에 막을 내린 뒤 등장한 사회자는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누가 민주노동당을 구태의연하고 재미없는 당이라 그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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