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기관장" 올것이 왔다. 물갈이 본격화

한국수자원공사 '김건호'사장의 자진 사퇴로 공공기관장 물갈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수자원공사 사장이 자진 사퇴로 주요 공기업 사장들도 스스로 물러날 뜻을 내비치고 있다.

이지송 LH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역시  “언제든 그만둘 수 있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또 다른 공기업 사장들 역시 예외는 아닌것 같다.

한편으로“일단 버텨 보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몆몆 기관장은 공식적인 인사를 거명하지 않는한 그대로 있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만간 모종의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여진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은 27일 여수광양항만공사·국립공원관리공단에 대한 현장실사를 필두로 ‘2012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 착수했다.

인천공항·한전 등 111개 기관의 6개월 이상 재직한 기관장 100명과 상임감사 58명이 대상이다. 평가는 5월 말~6월 초 공공기관의 이의신청과 보강자료 제출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 뒤 6월 20일까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평가 결과는 공공기관장·감사에 대한 살생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S·A·B·C·D·E까지 6개 등급 가운데 최하위 E등급을 받으면 재정부는 해당 기관장 해임을 건의하게 된다. D등급을 2년 연속 받아도 마찬가지다.

물밑 압박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기업 출신 공기업 사장은 청와대로부터 사퇴 요청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사내에선 사장 교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미 상당수의 공공기관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안다”며 “일부 인사에 대해서는 이미 인사위원회에서 적임자를 물색해 민정라인에서 검증작업에 돌입한 상태”라고 전했다.

5년 전 이명박 정부땐 물갈이가 상당히 어렵고도 힘들게 이뤄졌다. 집권 세력이 진보에서 보수로 바뀌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2008년 3월 11일 당시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국정의 발목을 잡고 개혁을 방해하는 김대중·노무현 추종세력들은 그 자리에서 사퇴하는 게 옳다”며 물갈이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다음 날 유인촌 문화관광체육부 장관과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공개적으로 “이전 정권의 정치색을 가진 사람들은 임기가 남았어도 물러나는 게 자연스럽다”고 말해 한동안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청와대는 3월 14일 문화부의 대통령 업무보고 때 노무현 정부에서 임명한 정순균 한국방송공사 사장과 오지철 한국관광공사 사장을 오지 못하게 하는 일까지 벌어 졌다. 이후 이들은 며칠 뒤 사표를 냈다.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와는 달리 가급적 부작용이 적은 방식으로 인사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청와대 핵심 인사는 “과거처럼 억지로 밀어내는것 보다는 객관적인 경영지표를 근거로 한 ‘시스템 물갈이’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물갈이가 논란이 됐던 것은 물갈이로 생긴 빈 자리를 일방적인 낙하산이 메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선거 결과에 대한 논공행상식 기관장 임명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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